"재정건전성 붕괴" VS "재정여력 문제없다"…통합·민주당 정면충돌

입력 2020-06-15 15:31   수정 2020-06-15 15:39


여야가 ‘재정정책과 재정건전성’이라는 같은 주제를 두고 전혀 다른 진단과 해법을 내놓으며 정면 충돌했다. 미래통합당은 “현금성 복지 확대 등으로 재정건전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가재정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재정여력이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15일 여의도연구원과 함께 국회에서 “고삐 풀린 국가재정,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형수 연세대 경제학과 객원교수,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등 재정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빚잔치’로 규정하고,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재정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의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국가채무비율 증가의 속도를 문제 삼았다. 통계청장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박형수 교수는 “재정수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 재정지출은 급속도로 증가하며 그 차이가 매년 벌어지고 있다”며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 기본소득 도입 등 최근 논의되고 있는 복지제도가 실현될 경우 국가재정부담은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경엽 실장도 “정책의 부작용을 코로나 탓으로 돌려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재정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국가채무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세입기반이 취약해져 가는데도 재정은 방만하게 운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정정책의 경제부양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재정지출승수가 공공행정,국방, 보건 등 생산적 지출의 경우 0.387, 현금성 복지 등 비생산적 지출은 0에 가깝다”며 “특히 현금성 복지 지출위주로 돈을 쓰고 있는 이 정부의 재정지출효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재정지출승수는 재정지출 1원당 우리 경제에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뜻하며, 이 값이 1 미만인 경우 사용한 금액보다 적은 효과가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론을 주최한 추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원없이 돈을 펑펑쓰고 있다”며 “빚잔치 후 떠나는 정부가 제대로된 정부인지 지금 시점에 반드시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재정지출·재정건전성과 관련된 토론회를 열었다. 윤 의원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경제위기 대응 재정지출확대와 재정건전성 토론회’에는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 우석진 명지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한국의 재정여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 김유찬 원장은 “한국의 국가부채는 2018년 기준 40.1%로 OECD 평균인 109.2%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며 “동시에 국가신용등급도 높아 재정여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석진 교수도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이 증가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에 국가위험을 과대포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의 경제 부양 효과와 이를 위한 증세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김 원장은 “경기침체기의 재정지출 확대는 성장 잠재력의 단계적 하향화를 막아 장기 성장률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세를 수반하는 재정지출 확대도 긍정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재정지출확대 규모의 4분의 1에서 절반 수준까지의 증세 병행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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