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강도' 검색했던 고유정 "곰탕솥 범행용 아냐" vs 檢 "사형도 가벼워"

입력 2020-06-18 11:16   수정 2020-06-18 11:18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해 정황 등에 대해서는 전 남편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했다.

17일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왕정옥)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고유정은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에 대한 질문에 이 사건과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재판부가 휴대용 가스버너, 곰탕솥, 믹서기 등을 구입한 배경을 묻자 "제가 물건을 한 번에 사는 습관이 있어 여러 개의 조리도구를 사게 됐다"면서 "곰탕솥도 하나는 친정어머니가 쓸 수 있다 생각해 구입한 것"이라고 답했다.

고유정은 믹서기에 대해서는 "홈쇼핑에서 구입했는데 (현)남편이 퇴직금을 받아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꿈이 있어 제가 요리솜씨가 있는 걸 알고 조리를 맡을 경우를 대비해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의 답변에 재판부는 다시 "물품을 범행에 사용했느냐"고 묻자 고유정은 "절대 그것들은 범행에 사용되지 않았다"며 "(검거 당시) 차안에 각종 물건이 많았던 것도 내가 차를 (현)남편과 싸운 후 일종의 안식처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범행에 쓰일 용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 우발적 행위였다는 기존의 주장을 거듭한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은 수박을 자르던 상황이었는데, 수박이 왜 그대로인 상태로 발견됐느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고유정은 "펜션에서 수박을 자르려고 하는데 아이 아빠가 다가왔다"며 "나는 보수적인 여자여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런 전 남편의 접촉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앞서 1심 최후 진술에서도 “차라리 그때 이 저주스러운 몸뚱아리가 뭐라고 다 내어줘 버렸으면 제 아이와 생이별을 하진 않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있을 줄 몰랐을 것”이라며 전 남편의 성폭행을 피하려다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며 계획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고유정은 최후 진술을 통해 "저는 ○○이(의붓아들)를 죽이지 않았다. 집 안에 있던 2명 중 한명이 범인이라면 상대방(현남편)일 것"이라면서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죽으려고도 해봤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것은 남은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죽어서라도 제 억울함을 밝히고 싶다. 믿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다만 전 남편과 유족을 향해서는 "사죄드린다. 죄의 대가를 전부 치르겠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이날 고유정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고씨가 아버지 앞에서 아들을, 아들 앞에서 아버지를 살해하는 연쇄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범행 수법이 지나치게 잔혹하고 지난 공판동안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만으로는 형이 가벼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숨진 강씨가 신청한 면접교섭권 이행명령의 조정절차가 마무리된 지난 5월 10일 이후 휴대전화와 청주시 자택 내 컴퓨터를 이용해 ‘니코틴 치사량’ ‘뼈 강도’ ‘뼈의 무게’ ‘제주 바다 쓰레기’ 등을 집중 검색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 씨는 전 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전 남편의 시신은 뼈 한 줌도 찾지 못했다. 고유정은 의붓아들 살해 사건의 경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고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7월15일 열릴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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