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잔해에서 훼손되지 않은 물질 세계 첫 발견

입력 2020-06-19 12:22   수정 2020-06-19 13:00

국내 연구진이 폭발한 초신성 잔해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된 별의 성분을 발견했다.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 별에서 방출된 물질이 훼손되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구본철 교수와 윤성철 교수, 한국천문연구원 오희영 선임연구원과 이용현 박사후연구원, 경희대 김현정 박사후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성과를 내 '네이처 애스트로노미' 6월호 표지논문으로 실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았다.

연구팀이 관찰한 초신성 잔해는 340여년전 폭발한 '카시오페이아 A'다. 지구로부터 1만1000광년(1광년=9조4600억㎞)떨어져 있는 카시오페이아A는 우리은하에서 가장 젊은 초신성 잔해 가운데 하나로, 1943년 발견됐다. 태양 질량의 15~25배 가량 되는 별이 폭발한 흔적으로 알려져있다.

카시오페이아 A는 발견 이후 전 파장 영역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져왔다. 폭발 당시 초신성이 매우 얇은 최외각 수소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잔해에 있는 성변물질(별로부터 방출된 주변 물질) 역시 1950년대 알려졌다. 그러나 방출 이후 물리, 화학적 변화를 겪지 않은 '순수 성변물질'은 발견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미국 로웰 천문대 거대 망원경에 설치된 근적외선 고분산 분광기 'IGRINS' 를 이용해 성변물질 덩어리 가운데 하나인 QSF24에 대해 분석했다. IGRINS는 한국천문연구원과 미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가 공동 개발한 장비다.

연구결과 QSF24의 철(Fe) 방출선 스펙트럼에선 이전 초신성 스펙트럼에선 볼 수 없었던 좁은 선폭의 방출선이 보였다. 이 좁은 선폭의 방출선이 바로 '순수 성변물질'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초신성 잔해에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성변)물질을 발견한 것은 화마가 휩쓸고 간 숲에서 아직 불에 타지 않은 나무를 발견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성변물질에 있는 철(Fe) 원자 대부분이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일반 성간물질에서 철 원자의 기체상태가 통상 1% 미만이라는 점과 상이하다.

구본철 교수는 "순수 성변물질을 발견한 것은 선조성(초신성 이전의 상태)에서 방출된 물질 본연의 상태, 특히 기체의 화학 조성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성변물질 덩어리들이 선조성의 수소 껍질 아래 질소가 풍부한 영역에서 기원했고, 나아가 카시오페이아 A의 선조성이 '청색 초거성' 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청색 초거성은 태양보다 최소 1만배에서 100만배 이상 밝은 매우 큰 별을 말한다. 최근 물리천문학 이론에 따르면 무거운 별들은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청색 초거성이 돼 카시오페이아 A와 같이 매우 얇은 최외각 수소층을 갖는 초신성으로 폭발할 수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