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현금흐름 창출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가 유일"

입력 2020-06-19 17:30   수정 2020-06-20 01:20

국내에서 공모펀드의 인기는 사그라들고 있다. 수익률로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접 수익을 올리겠다며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가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급등락을 겪으며 그 숫자는 더욱 늘었다. 하지만 국내외에는 코로나19 시기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매니저도 많다. ‘시장을 이긴 펀드매니저’다. 이들로부터 투자비결, 관심종목 등을 들어본다. 첫 순서는 피델리티 영국 본사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대형 펀드를 운용하는 손현호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국내 간판 상품인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는 올 들어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 다양한 기술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펀드 시장 불황으로 자금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대형 테크펀드’의 부상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2015년 6월 국내에 처음 설정된 이후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4.6%에 달한다. 피델리티 영국 런던 본사에서 이 펀드의 모태가 되는 역외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손현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본사의 초대형급 펀드 담당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손 매니저가 굴리는 역외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75억달러(약 9조700억원)에 이른다. 손 매니저와 서면 인터뷰를 했다.


반도체 기업 중 삼성전자 가장 유망

19일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는 최근 한 달간 13.05%, 올 들어 6.3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 수익률은 27.95%,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23.18%에 달한다. 주요 보유 종목은 애플, 알파벳,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KLA, 웨스턴디지털 등이다. 40~60개의 포트폴리오 중 미국 기업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올초까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삼성전자는 애플, 알파벳에 이어 3위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4.84%를 차지하고 있다. 손 매니저는 “반도체 업종이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경기민감주 성격을 지니고 있어 최근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높았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두드러진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적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창출한 반도체 기업이 많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그는 “지난해 마이크론, 도시바 등은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해선 “아이폰12, 갤럭시S20 시리즈 등의 출시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덜 알려진 글로벌 중형주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미국 반도체 계측장비 업체인 KLA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웨이퍼·마스크 검사 및 회로 측정 부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손 매니저는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이 공정 개발 경쟁에도 뛰어들고 있어 KLA의 장비 수요가 늘고 있다”며 “우수한 반도체 장비가 없는 중국에서 KLA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밝혔다.

“주도주는 언제든 옮겨갈 수 있어”

이 펀드는 크게 성장주, 경기순환주, 특별상황주 등 세 가지 테마로 나눠 각각 보유 기간을 달리하며 투자한다. 성장주는 주로 인터넷과 게임, 소프트웨어 업종 종목이다. 경기순환주에는 반도체, 통신장비업체가 포함된다. 특별상황주는 특정 섹터가 아니라 기업 자체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 저평가 종목을 말한다.

손 매니저는 “최근 유동성이 풀리고 경기가 불투명해지자 성장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주도주는 상황에 따라 변한다”고 했다. 경기가 회복되면 성장주에서 경기순환주로 주도주가 빠르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만 보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주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거나 시장이 지나치게 주목하는 종목은 오히려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MSCI AC 월드 테크놀로지 인덱스처럼 벤치마크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에도 투자하고 있다. 손 매니저는 “일상에서 기술이라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고 신생 기업도 급증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 게임 업종도 벤치마크엔 없지만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갈등 재점화 우려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슈는 산업 및 기업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받아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 매니저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그의 정치적 기반인 제조업과 농업에 지원이 쏠렸지만 기술기업들의 약세는 단기간에 그쳤다”며 “이후 기술주가 시장을 주도하며 강세를 이어간 것에서 보듯 정치는 시장을 이끌 수 없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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