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잡자"…SKT·농심 등 수백억 '베팅'

입력 2020-06-21 15:04   수정 2020-06-22 01:00


국내 e스포츠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팀에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하면서다. 내년 LOL 한국 프로리그(프랜차이즈) 출범을 앞두고 팀을 후원하려는 기업들의 관심이 커졌다. 축구 야구 등 기존 프로스포츠를 위협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인기가 치솟자 다양한 기업이 홍보, 마케팅 등을 위해 이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 기업도 국내 팀 후원

농심은 지난 18일 국내 e스포츠팀인 ‘팀 다이나믹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팀 다이나믹스는 2016년 창단한 LOL 프로게임단이다. LOL은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PC 온라인 게임 중 매출 1위다. 농심의 팀 다이나믹스 인수 가격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쿠르트는 같은날 LOL 프로게임단 ‘브리온 블레이드’와 네이밍 파트너십을 맺었다. 네이밍 파트너십은 구단 이름에 기업명을 넣는 방식이다.

카카오도 최근 LOL 게임단을 운영하는 e스포츠 전문기업 DRX를 후원하기로 했다.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라이언’을 DRX 유니폼에 부착하고, 경기 영상과 팀 상품 등에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의 e스포츠 후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DRX는 영국 슈퍼카 제조업체 맥라렌의 후원도 받기로 했다. 국내 최고 팀으로 꼽히는 ‘T1’은 올해 삼성전자, BMW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외 기업들이 LOL e스포츠팀에 몰리는 것은 LOL 한국 리그(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프로야구, 프로축구와 같은 ‘프랜차이즈’ 제도를 도입하면서다. LCK는 그동안 팀들이 성적에 따라 1부와 2부 리그를 오르내리는 승강제로 운영했다. 내년부터는 승강제 없이 10개 팀으로 프랜차이즈 리그를 운영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로 커지는 시장

19일 마감한 ‘2021 LCK 프랜차이즈 리그’의 참가팀 모집에 신규 투자를 받은 LOL 팀들이 잇따라 신청서를 제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LCK 프랜차이즈 리그도 직접 운영한다. 앞서 국내외 25개 팀이 지난달 ‘LCK 프랜차이즈 리그 투자 의향서’를 냈다. 국내 기존 18개 팀과 해외 e스포츠구단 등이 운영하는 7개 팀이다. SK텔레콤의 T1, 젠지 e스포츠, KT롤스터 등 상위권 팀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리그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가 확정된 팀은 100억~120억원을 리그 참가비로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LOL 리그의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LOL이다. 가장 큰 대회인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지난해 최대 동시 온라인 시청자 수는 4400만 명에 달했다. 한국 리그의 인기도 상당하다. e스포츠 통계 사이트 ‘e스포츠차트’에 따르면 지난 4월 열린 ‘2020 LOL LCK 스프링’ 결승전을 온라인 생중계로 관람한 인원이 1787만 명이었다. 96% 정도가 해외에서 시청했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한국 e스포츠는 축구로 비유하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과 비슷해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다”며 “이번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한국 e스포츠의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CK 프랜차이즈의 운영 방식도 투자 기업들에는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승강제가 없어지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확정 팀은 2부 리그 강등 위험 없이 경기 중계권료, 리그 스폰서 수입 등을 안정적으로 나눠 받을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프랜차이즈를 먼저 도입한 북미, 유럽 리그 팀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다. 북미 리그의 클라우드나인은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기업가치가 1억5000만달러 증가해 4억달러에 달한다. 이정훈 라이엇게임즈코리아 e스포츠 프랜차이즈 태스크포스 리더는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관련 시장이 5년 안에 세 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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