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탁사, 신용 강등 시작되나

입력 2020-06-23 10:14   수정 2020-06-23 10:16

[06월 23일(10:14)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부동산 신탁사의 신용 강등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연초부터 부동산 신탁사에 대한 신용 경고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특히 부동산 신탁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차입형 토지신탁의 리스크(위험)에 대해 수 차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상태라 늘어나고 있는 미분양을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국내 차입형 부동산 신탁사의 신탁계정대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2015년 말만 해도 8000억원에 못 미쳤답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사가 고유계정을 통해 사업 자금을 직접 조달합니다. 그만큼 재무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요. 미분양이 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한국기업평가는 "미분양이 길어지면 마케팅 비용과 이자비용 증가로 개발 사업의 수지가 나빠진다. 이미 주택 경기 침체로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신탁계정대여금의 자산건전성도 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하더라고요.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대한토지신탁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종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대한토지신탁의 신용등급은 군인공제회의 지원 능력과 지원 가능성 등이 반영돼 자체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높게 책정되고 있답니다. 군인공제회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대한토지신탁의 자체 신용등급은 A3라는 의미입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전업 부동산 신탁사입니다. 군인공제회의 재무·사업적 지원을 통해 토지신탁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올 3월 말 기준 대한토지신탁의 토지신탁 수익 비중은 87.5%에 달합니다. 사업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차입형 토지신탁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차입형 토지신탁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한토지신탁의 수익성은 하락세입니다. 경쟁 심화로 인한 수수료율 저하와 고정이하자산 증가, 충당금 적립 부담 등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3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지방 지역 소재 사업장이 대한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충분한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손실완충능력이 확보되지 않는 한 건전성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섭니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군인공제회의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 사업 다각화 추이, 부실자산 정리 등에 기반한 자산건전성 제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신탁사들의 신용도 변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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