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비상하는 국산헬기 참수리…동남아 16개국서 구매 관심

입력 2020-06-24 15:25   수정 2020-06-24 15:28


“참수리 헬기는 러시아제 MI-17처럼 많이 흔들리지 않고 편안했습니다.”

지난 16일 경남 사천시에서 참수리(KUH-1P) 경찰헬기에 탑승한 우딴신 주한 미얀마대사의 평가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이날 미얀마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16개국 주한 대사를 초청해 참수리 탑승 기회를 제공했다.

KA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방위산업전시회가 열리지 않자 사천 본사로 대사 등을 직접 초청해 마케팅에 나섰다. 초청된 16개국 외교관 등은 항공기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한국산 헬기의 첨단 성능을 체험했다. 경찰청은 한국 경찰의 공중임무와 국산 경찰헬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첨단 장비가 장착된 참수리 헬기 3대를 지원했다. 이번에 동원된 헬기는 KAI가 올해 2월 납품해 제주·전남·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배치된 참수리 헬기다.

4축 자동비행장치로 자율비행

수리온 개발은 2006년 시작됐다. 국군의 노후헬기 대체를 목표로 6년 후 시제기 생산에 들어갔다. 수리온 개발로 한국은 세계 열한 번째로 헬기 개발국이 됐다. 이후 130여 대가 현장에 투입됐다. 100여 대를 납품한 군수용 KUH-1을 시작으로 경찰청 참수리 8대를 비롯해 해경 2대, 소방·산림청 1대씩이다. 수리온 이전엔 모두 수입한 헬기를 사용했다. 국산 헬기는 국내에서 개발·생산된 만큼 신속한 후속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참수리는 KAI의 수리온을 기반으로 제작한 기동헬기다. 통합방위, 대테러, 인명구조, 교통관리 등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임무에 알맞게 개발됐다. 경찰청은 정부기관 중에서 국산 헬기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날 참수리 3대는 남해에서 삼천포 해상을 날며 제자리비행, 수평비행, 저고도 비행 및 전술 기동비행을 수행했다. 참수리는 전기광학 적외선 카메라, 기상레이더, 구조용 호이스트 등 첨단 임무 장비를 장착했다. 능동형 진동제어 시스템이 적용돼 객실 내 진동 수준이 기존 수리온보다 개선됐다.

KAI는 동남아시아에 국산 헬기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에선 인도 중국을 빼면 헬기를 제조하는 국가가 없어 충분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KAI 관계자는 “16개국 대사단은 KAI 생산현장과 항공기 운영 현황에 놀라움을 보였다”며 “참수리 헬기 탑승 후에는 추가 협의를 해보자고 밝힌 국가도 있었다”고 말했다.

16개국 대사들은 조종사가 입력한 경로를 자동으로 비행하는 4축 자동비행장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안현호 KAI 사장은 행사에서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하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가 간 새로운 협력 비전을 제시하고 외교 관계 강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 국가의 눈높이에 맞춘 항공기 개발과 생산, 후속 지원으로 각국의 항공기 운영과 국방력 증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강현실 적용한 조종 시뮬레이터

KAI는 그동안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KUH-1 수리온 기동헬기 등 대한민국 영공과 영토를 지키는 항공기를 개발해 국가 안보와 자주 국방력 강화에 힘을 보태왔다.

한국은 2001년 KT-1 기본훈련기의 첫 수출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페루 터키 등 7개국에 148대(T-50 계열 64대, KT-1 계열 84대), 4조원 규모의 국산 항공기를 수출했다.

조종 시뮬레이터와 정비 훈련 장비 등 훈련 체계도 개발해왔다. T-50은 조종석 앞 화면에 실제 지형과 기상 조건이 나타나는데, 위성을 통해 받은 항공 영상의 지형 고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지형을 정확하게 재현해 조종사가 항공기에서 비행하는 것 같은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공군은 2005년부터 T-50 시뮬레이터를 실제 훈련 체계로 운용하고 있다. 장기간 운용을 통해 시뮬레이터 성능이 꾸준히 보완됐고, 훈련 효과도 실제 비행훈련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KAI는 T-50을 비롯해 KUH-1, FA-50과 같은 다양한 항공기와 훈련체계를 동시에 개발한다. 이를 통해 조종사와 정비사가 더 쉽게 적응하고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각종 전자장비와 무장을 갖춘 최신예 전투기들이 등장하면서 정교한 훈련 체계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KAI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한국형 전투기(KF-X), 소형무장헬기(LAH)의 훈련 체계도 개발할 계획이다. 비행시뮬레이터의 영상 시스템에 증강현실 기술을 더하면 몰입감과 훈련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엔지니어링 시뮬레이터로 항공기에 장착된 제어법칙 기능을 점검하고, 항공기에 탑재할 주요 장비나 부품을 시제기에 적용하기 전 미리 작동시켜 오류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KAI 관계자는 “첨단 훈련 체계는 조종사와 정비사의 양성 기간을 단축하고 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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