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츠협회, 테헤란로 떠나 여의도로 옮기는 까닭은

입력 2020-06-24 17:18   수정 2020-10-07 18:56

서울 여의도가 ‘증권맨’들의 활동 무대라면 강남 테헤란로는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리츠맨’들의 거리로 꼽힌다. 주요 신탁회사와 부동산 전문 운용사가 테헤란로 선릉역 인근에 몰려 있어서다. 하지만 올 하반기 공모·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테헤란로 중심의 리츠 업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리츠협회는 10년 동안의 테헤란로 시대를 청산하고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로 사무실을 이전한다고 24일 발표했다.

협회 측은 “여의도 금융회사와의 업무 협력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회원사들의 공모 리츠 상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여의도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KB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 신탁사와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이 리츠협회의 주요 회원사였지만 앞으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고 여의도 이전을 결정한 것이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매입, 개발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 형태의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리츠를 설립, 운용, 매각하려면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은 자산관리회사(AMC) 자격을 갖춰야 한다.

그동안 리츠시장은 비상장 사모 중심으로 발전했다. 저금리에 시장 유동성이 불어나 부동산이 대체투자 상품으로 부각되면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54조7891억원이며 운용 리츠 수는 260개에 달한다. 전체 자산에서 비상장 사모 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이른다. 테헤란로 리츠맨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업계 경쟁으로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리츠 담당 차장급의 연봉은 1억원 이상으로 여의도 증권맨보다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공모 리츠 활성화 대책을 내놓자 여의도 금융사들까지 앞다퉈 리츠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TB자산운용이 지난 12일 국토부로부터 리츠 AMC 본인가를 받았다. 이 밖에 현대자산운용 KB자산운용 삼성SRA운용 등도 AMC 인가 신청을 냈다. 일부 대기업, 공기업 역시 보유하고 있는 빌딩을 유동화하기 위해 AMC 설립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하반기에만 10여 개 리츠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장된 리츠가 총 7개(에이리츠,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숫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원은 “공모·상장 리츠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 혜택이 도입된 데 이어 지난 4월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재간접 부동산펀드까지 허용돼 올해는 공모·상장 리츠 시장이 본격 활성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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