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가방을 199만원에"…장마도 못 꺾은 명품 열기

입력 2020-06-25 17:31   수정 2020-06-26 02:10


“여기 오려고 새벽 4시에 일어났어요. 다른 면세점은 인터넷으로 명품 재고를 팔아서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롯데는 아울렛과 백화점에서도 판다고 해서 왔습니다. 백화점에선 300만원이 넘는 가방을 199만원에 사서 행복해요.”

롯데쇼핑이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면세점 재고 명품 판매에 나선 25일 오전. 행사가 열린 경기 용인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의 지하 1층 행사장은 입장하기 위해 번호표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장맛비 속에서 수백 명이 우산을 쓰고 긴 줄을 늘어섰다. 이날 같은 행사를 연 서울 상계동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경기 파주점에서도 똑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이른바 ‘명품 대란’이었다.


정상가보다 30~40% 할인 판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서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한 시간은 오전 8시. 그러나 이날 ‘1번’ 번호표를 받은 40대 주부 김모씨는 행사 시작 약 7시간 전인 새벽 4시20분께부터 자녀들과 함께 줄을 섰다. 김씨는 “평소에 명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는 사람이 롯데아울렛에서 면세품을 판다고 알려줘서 왔다”고 했다.

오전 11시 행사 시작 전 배포된 번호표는 이미 300번을 넘어섰다. 이 시간 번호표를 받기 위해 늘어선 대기 인원만 200명 이상이었다. 40~50대가 가장 많았고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녀도 적지 않았다. 빗속에 건물 밖으로 줄이 길게 늘어지자 롯데쇼핑 직원들이 노란색 우산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날 준비한 번호표 600장은 행사 시작 후 45분 만에 다 나갔다.

롯데쇼핑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번호표 순서대로 20명씩 20분의 쇼핑 시간을 줬다. 번호표마다 입장 시간도 명시했다. 행사 시작 30분 전인 오전 10시30분께 배부된 280번 번호표에는 ‘오후 3시21~40분’에 입장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롯데쇼핑은 이날 각 지점에서 지방시, 발렌티노, 페라가모, 알렉산더맥퀸, 토리버치 등 브랜드 제품 10억~15억원어치를 준비했다. 백화점 정상가보다 30~40% 싼 가격에 판매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품목별로 보면 기흥 아울렛은 가방 비중이 50% 이상으로 가장 많고, 신발과 지갑 등 잡화도 10~20%씩 준비했다”며 “살 수 있는 수량을 품목별 1개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 사이트 접속자 몰려

매장 입장에 성공한 소비자들은 매대로 달려가 할인율을 계산하기 바빴다. 사고자 하는 제품을 계산대 직원에게 맡겨놓고 다른 제품을 고르러 달려가는 소비자도 많았다. 현장 관계자는 “페라가모 체인백 품목 하나는 두 번째 입장(11시21~40분) 때 완판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1호 구매자’인 주부 오보영 씨(30)는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오전 7시부터 와서 줄을 섰다”며 “생로랑 크로스백을 하나 샀는데 인터넷 쇼핑몰보다 가격이 쌌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프리오픈을 한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파주점에선 오전 6시부터 번호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10시40분께 번호표 660개가 동났다. 파주점은 사람들이 일찍 몰리자 오전 11시였던 행사 오픈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10시30분 행사를 시작한 노원점에도 600명 이상 몰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총 5억4000만원어치의 재고 명품이 팔렸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면세점에서 재고 명품 200억원어치를 직매입해 지난 23일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에서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25일 노원·파주·기흥 점포에 이어 26일부터 롯데백화점 서울 영등포점, 대전점과 롯데아울렛 경남 김해점, 광주수완점, 대구 이시아폴리스점에서도 재고 명품 판매 행사를 연다. 행사 기간은 30일까지다.

이날 신라면세점도 자사의 여행상품 중개 사이트 ‘신라트립’을 통해 오전 10시부터 면세점 재고 명품을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접속자가 몰려 오전 내내 앱과 사이트가 다운돼 오후 2시로 판매 시간을 미뤘다.

용인=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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