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하워드 막스 "Fed 정책 '무한'하지 않다... 지금은 신중할 때"

입력 2020-07-01 19:08   수정 2020-07-01 19:10

≪이 기사는 07월01일(16: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유동성은 공급해 줄 수 있지만, 건전성을 담보해주지는 못합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의 하워드 막스 창업자(회장)가 증시에 넘쳐나는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그는 1일 한국투자공사(KIC)의 창립 1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화상으로 강연했다. 그는 "낙관론이 지나치게 팽배해 있고, 부정적인 가능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했다. "Fed는 계속 돈을 공급하고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지만 기업이 계속 부채를 쌓아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막스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위협 속에서도 증시가 최근 활황인 이유에 대해 "투자자들이 Fed와 재무부를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최근 다시 늘기는 했지만 진정세에 접어들었고 백신 개발이나 검사 능력 증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Fed의 역할이 중요했다. 시장에 "Fed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돌아다니고, Fed가 "실탄(돈)이 바닥날 일은 없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막스 회장은 "겉보기에는 Fed가 채권을 사는 데 어떤 제한이 있다고 생각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막스 회장은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Fed가 채권을 계속 매입할 것인가, 그래서 자산가격이 영원히 높아지는가'인데,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그렇다'고 여기고 있다"며 "이자율은 '더 오랫동안 더 낮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고, 내년은 물론이고 어쩌면 2022년에도 그러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만연해 있다"고 했다.

게다가 "'랠리에 나만 올라타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FOMO·fear of missiing out)'이 '돈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fear of losing money)'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3월말부터 나타난 랠리는 언젠가는 나타날 일이었지만 너무 빨리 나타났다"며 "경기 활황기 대비 8% 하락에 그쳤는데, 앞으로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지고 호재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기대 수익률이 멀티플 축소와 리스크를 충당하는 데는 불충분하다"고 했다.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그는 요약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투자자들이 지금 낙관하는 정도로 무한히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게 막스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강세장이 3단계로 나타난다면, 1단계는 극소수 투자자들이 '반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2단계는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고, 3단계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나눌 수 있다"며 "3월23일이 1단계였다면 지금은 3단계에 근접했다"고 분류했다.

그는 "가능한 냉정하게 호재와 악재를 분석해야 한다"며 "Fed가 매 분기마다 수조달러씩 채권을 사들일 수 있을까. 언젠가는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Fed의 정책에 한계가 있다"고 그가 보는 이유다. 막스 회장은 "현재 유가증권 가격이 상당히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Fed가 매입을 중단하면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다.



막스 회장은 "어딘가에 투자를 해야 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채권이나 주식으로부터 수익을 얻기를 포기하고 사모펀드(PE)와 부동산 투자 등으로 돌아서게 된다"며 "비유동성에 대한 투자가 마법의 해결책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있지만, 어떠한 자산군이 과거에 높은 수익률을 주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런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투자자들이 신중하지 못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우려한 것이다.

막스 회장은 가치 투자를 강조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비관론을 내놓지는 않는다. 지난 4월 초 막스 회장은 "위험이 인식된 만큼 더 이상 방어를 선호할 때가 아니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달여가 지난 지금은 다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할 때라고 설명한 것이다.

막스 회장은 시장의 변곡점이 언제 올 것 같으냐는 질문에 "변화는 심리적인 것에서 올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 하면 시장에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개월 뒤 예정되어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세제 등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국부펀드인 KIC는 2035년까지 자산 규모를 현재의 2.5배 수준인 40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내용의 신성장비전 'SGV2035'를 발표했다. 최희남 KIC 사장은 '신뢰(trust)를 바탕으로 국부를 늘려나가는 세계 일류 투자기관'을 새 비전으로 밝히고, 이를 위해 '국가자산의 운용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을 조직의 목표(미션)로 선언했다.

최 사장은 이를 위한 3가지 전략으로 장기 수익성을 증진하고,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지원하며, 책임경영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2005년 설립된 KIC는 2006년에는 운용자산이 1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작년 말 기준 순자산가치가 1573억달러(약 182조원), 누적수익 492억달러(약 57조원)로 커졌다.
이상은/홍선표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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