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라임 전액보상 이유는…계약시점 불법행위 발생"

입력 2020-07-01 11:33   수정 2020-07-01 11:35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100% 배상안을 내놨다. 계약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 상당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했고, 라임은 핵심정보를 허위 기재했다. 판매사의 투자자성향을 임의로 바꿔 피해를 키웠다.

금감원 분조위는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분쟁조정이 신청된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펀드 판매사들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되면 최대 1611억원이 반환될 것으로 금감원은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분조위에서 결정된 역대 최대 배상 비율인 80%를 뛰어 넘은 수준이다. 전액배상은 분쟁조정 사안 중 첫 사례다. 금감원은 당시 분조위에 부의된 불완전판매 사례 6건에 대해 손해액의 40~80%를 배상토록 했다. 앞서 금감원은 2014년에도 동양그룹 사기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사태 때 최대 배상비율 70%를 권고했다.

이번 분조위가 계약 취소를 결정한 것은 라임운용이 투자제안서에 총 11개 중요 내용을 허위·부실로 기재해서다. 판매사도 이 같은 투자제안서를 보고 상품 판매 결정을 내렸다. 또 꾸며진 제안서를 그대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성향을 임의로 기재하고, 손실보전각서 작성 등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 기회를 박탈했다.

다음은 금감원 일문일답.

▶분조위 상정된 4건의 사례가 투자제안서 허위 기재 내용을 모두 반영한 것인지.

"4건의 사례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에 맺어진 계약은 2018년 11월, 가장 최근의 경우는 2019년 7월이다. 투자제안서에 허위로 기재된 내용이 11개 사항인데 각 가입 시점별로 5~8개 정도가 해당된다.

예컨대 2018년 11월에 가입했다면 무역금융펀드 목표수익률, 모자(母子) 구조 변경,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위험, 보험 가입비율, 모펀드 목표수익률 등이 허위로 기재됐다. 2019년 7월에 가입했다면 CI펀드(펀드자산 30%를 신용보험에 가입한 펀드) 투자, 모펀드 과거수익률, 모펀드 목표수익률을 제외한 8개 항목이 허위 기재된 투자제안서를 보고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가 아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한 이유는.

"분조위에서는 사기 취소 여부와 착오 취소 여부를 둘다 놓고 고려했다. 하지만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는 현재 TRS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PBS 본부장이 구속기소된 상태로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형사 재판 확정되기 전까지는 장기간이 소요, 투자자들의 신속한 구제를 고려해 착오에 의한 취소로 결론을 내리게 됐다."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투가 아닌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배상하는 이유는.

"법원 판례상 계약 취소의 경우 투자자와 직접 계약을 맺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가 투자금을 전액 배상해야 한다. 실제 불법행위를 저지른 라임자산운용이나 신한금투에 대해서는 판매사가 별도로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DLF 사태와 라임 사태의 다른 점은.

"DLF 사태의 경우 당시 독일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지긴 했지만 향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라임운용 무역금융펀드는 이미 가입 시점부터 최대 98%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었고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이 다르다. 또 DLF가 장래의 변동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라임의 경우에는 부실이 발생한 펀드를 속여 판 불법 행위가 있었다."

▶판매사들이 분쟁조정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판매사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분쟁조정 위원들은 로스쿨 교수, 법학 박사 등으로 꾸리고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는 방안을 내놨다. 대형 금융사들이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법리 판단을 거친 권고안을 수용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이사회에 상정돼 논의를 거쳐야하는 만큼 치열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다른 사모펀드들은 어떻게 처리될 가능성이 높나.

"라임 사태는 펀드 판매 시점에 확실한 불법행위가 있다는 점이 인정돼 계약이 취소된 것이다. 다른 펀드들은 검찰의 수사나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진행 중이다. 검사 결과 라임과 같이 판매 시점에 불법 행위가 있다면 계약 취소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계약 취소 사유가 나오면 손실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신속한 피해자 구제가 가능하다."

▶향후 추진 계획은.

"권고안을 투자자와 판매사에 통지하고 난 후 20일 이내에 양 당사자가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다만 당사자들이 연장을 요청하면 관례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번 건은 법리적으로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1회 정도만 연장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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