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발주 사상 최저…'카타르 100척' 기다리다 말라죽을 판

입력 2020-07-07 17:51   수정 2020-10-06 18:44

올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적은 수준이다. 조선업계에선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100척 발주가 나오기도 전에 말라죽고 말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57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3% 급감했다. 이는 클락슨이 자료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래 가장 적다. 기존 역대 최저 기록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58만CGT였다. 호황기였던 2007년(4619만CGT)과 비교하면 8분의 1에 불과하다. 국가별 수주량도 한국은 118만CGT에 그쳐 중국(351만CGT)에 크게 뒤졌다.

올해 수주절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선주들이 발주를 미루고 있는 탓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해 목표수주량의 15%밖에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초 조선 3사가 카타르와 LNG선 23조6000억원 규모(192억달러)의 슬롯약정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달아올랐던 분위기도 다시 얼어붙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각오는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최악의 고용 한파가 덮쳤던 2016년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수주가뭄 여파는 2~3년 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계약 후 선박 설계, 원자재 구매 등을 거쳐 실제 건조에 들어가는 데 통상 2년이 걸리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조선사 도크가 텅텅 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2027년까지 예정된 카타르 LNG선 100척 발주는 먼 미래의 얘기라는 설명이다.

조선 3사는 올 하반기 모잠비크와 러시아에서 예정된 대규모 LNG선 발주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최근 LNG 운임이 급락하고 있어 프로젝트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클락슨에 따르면 16만㎥급 LNG선 하루 스폿운임은 3만4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1% 하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가 연말부터 LNG선을 발주하더라도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그전에 유동성 위기가 닥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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