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부고속도로 50년…지금 우리는 어떤 미래를 닦고 있나

입력 2020-07-07 17:51   수정 2020-07-08 00:39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50년을 맞았다. 1968년 2월 착공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총 428㎞ 구간을 1970년 7월 7일 개통한 이 고속도로는 수출 한국의 대동맥으로서 고도성장을 견인했다. 1970년 279달러였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오늘날 3만달러를 넘고,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됐다. 하지만 착공 당시 야당의원이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변형윤 서울대 교수 등 지식인들은 ‘극소수 부자들만을 위한 도로’라며 극력 반대했었다.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미래비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박정희 대통령이란 리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래를 내다본 인프라 투자는 1990년대까지도 이어졌다. 전두환 정부 때 착수한 전국 고속통신망도 그런 사례다. 당시 비용문제로 반대가 많았지만 동축케이블이 아닌 대용량 광(光)케이블망을 구축해 한국은 1990년대 초고속인터넷 시대를 누구보다 빨리 열었다. 이것이 ‘인터넷 강국’의 기초가 됐다. 노태우 정부 때 인천국제공항과 경부고속철도(KTX) 건설을 2대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것도 마찬가지다.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꿔 놓았고, 세계 최고 공항으로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을 키우는 토대가 됐다.

그럴수록 아쉬운 것은 미래를 내다본 국가적 투자가 그 이후에는 좀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10년, 20년 뒤를 겨냥한 국가 대계(大計) 차원의 프로젝트는 실종된 지 오래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로 5G(5세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인프라와 비대면 산업을 육성한다지만 대부분 관련 고용창출을 위한 2~3년짜리 투자 프로젝트다.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확대도 재난지원금 등 일회성 현금 지원에 집중되고 있다. 정치 리더들은 시계(視界)가 짧아지다 못해 당장 다음 선거에 급급한 포퓰리즘으로 기울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래선 나라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우리는 아버지 세대가 피땀 흘려 건설한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미래 투자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제는 자식세대를 위해 어떤 발전의 씨앗을 뿌릴 것인가.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경부고속도로 개통 50년을 계기로 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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