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외식업체들이 개설한 온라인몰들이 ‘자사몰은 안 된다’는 공식을 깨고 디지털 전환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제품군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롯데GRS는 2월 롯데잇츠를 통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TGI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자사 브랜드의 주문 서비스를 전격 통합했다. 이 앱을 통해 집에서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고, 매장 테이블 예약도 할 수 있다. 8000원을 결제할 때마다 모든 브랜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칩’이 적립된다.
롯데GRS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회사다. 코로나19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무인 주문 키오스크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곳도 롯데리아다. 롯데GRS 관계자는 “2014년 롯데리아 직영 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전체 매장(1340개)의 80%에 달하는 1020개 매장이 무인 주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며 “전체 주문 10건 중 8건이 무인 시스템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2018년 부임한 남익우 대표는 비대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롯데리아 버거 제조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매장과 브랜드마다 디지털 전략을 새로 짰다. 올해 서울 강남지역 배달전문 매장인 ‘스카이31 딜리버리&투고’를 냈고 로봇 서빙 시스템도 개발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도넛 판매용 자판기를 개발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식품전문 몰 ‘CJ더마켓’이 1년 만에 회원 수 200만 명을 돌파했고, 풀무원의 신선식품 몰 ‘올가홀푸드’의 배달 서비스 매출도 월 300%씩 증가세다. 신규 회원 수 역시 올 들어 600%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백화점식 통합 쇼핑몰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오히려 자주 쓰는 제품,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자사몰에서 편하게 정기배송을 신청하거나 적립금 혜택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