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서 유월절과 부활절을 전후해 몰려드는 인파로 활기가 넘쳤던 예루살렘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번 전쟁에서 예루살렘이 반복적으로 이란 포격에 노출된 탓에 신도들과 관광객들은 물론 시민들도 바깥 노출을 꺼리고 있다.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전한 예루살렘의 구시가지 모습은 평소 이맘때의 상황과 대조를 이뤘다. 대부분 상점은 셔터를 내렸다. 주요 명소를 찾아다니던 인적도 없었다. 무슬림 성지인 알 아크사 모스크도 텅 비었다.
이곳에서 3대째 가게를 운영해온 무슬림 파예즈 다카크는 줄어든 관광객으로 생계를 겨우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알 아크사 모스크가 문을 닫은 것에 대해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고 토로했다.
이란은 현재 이스라엘의 여러 도시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예루살렘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이란의 미사일 파편이 유대인들이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꼽는 '통곡의 벽'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떨어지기도 했다.
인명 피해가 계속되자 이스라엘군은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 개최를 금지했다. 예루살렘 로마 가톨릭 라틴 총대주교청은 해당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행진을 금했다.
총대주교청은 지침 준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당국이 종려주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교회 최고 지도자들이 성묘교회에 들어가는 것도 막았다고 규탄했다. 총대주교청은 "지나치게 과도한 조치"라며 종려주일 미사 집전이 막힌 것은 "수 세기 만에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대인들은 내달 유대교 명절인 유월절 준비와 공습 대피를 병행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유월절에는 발효 식품 섭취를 금지하는 탓에 유월절이 오기 전 집안의 누룩을 없애야 한다. 실제로 유대인들은 공습경보 발령 속에서도 집안 곳곳에 묻은 누룩을 털어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일하는 요리책 작가 제이미 겔러 "대피소로 뛰어가는 와중에도 집안을 뒤집어엎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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