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쌀 공급 과잉인데…초과생산분 또 사준다는 정부

입력 2020-07-09 17:51   수정 2020-07-10 01:20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국내 수요 대비 초과 생산되는 쌀을 매입하기로 했다.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급락을 막아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매입 조치는 공급 과잉에 따른 쌀값 하락을 막아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초과 생산되는 쌀의 매입 기준 등을 담은 ‘양곡수급안정대책 수립·시행 등에 관한 규정’을 행정예고했다. 올해 1월 양곡관리법 개정 내용을 반영해 만든 규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28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 규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3%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 범위 내에서 매입하기로 했다. 단경기(7~9월) 또는 수확기(10~12월) 쌀 가격이 평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초과 생산량이 3%를 넘지 않아도 초과 범위 내에서 정부 매입이 이뤄진다. 정부는 매년 10월 15일 미곡 수급안정대책을 수립할 때 해당 연도의 쌀 생산량과 수요량을 예측해 초과 생산량을 산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번 양곡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한 것은 올해 변동직불제가 폐지된 것과 관련이 깊다. 변동직불제는 수확기 쌀 가격이 국회가 정한 목표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의 85%를 현금으로 보조하는 제도다. 가격에 연동된 보조금이라 세계무역기구(WTO)가 계속 감축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올해 변동직불제를 없애는 대신 환경 개선 등 일정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지급하는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농민들이 변동직불제 폐지에 불만을 나타내자 정부는 이번 양곡수급안정대책을 내놨다.

문제는 국내 쌀 생산이 지속적으로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 세계식량기구(FAO)가 정한 적정 쌀 재고량은 소비량의 17% 수준이다. 한국의 소비량을 감안하면 이는 80만t 안팎에 해당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의 쌀 재고량은 정부 110만t, 민간 89만t에 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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