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은 코로나 줄도산…한국은 '9월 위기설'

입력 2020-07-13 17:41   수정 2020-07-14 00:54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이 3604곳으로,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2분기(4~6월)로 좁혀보면 파산신청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었다. 고급 의류업체 브룩스브라더스를 비롯해 렌터카업체 허츠, 항공사 라탐, 백화점 JC페니와 니만마커스 등 유명 기업들마저 두 손을 들 만큼 ‘줄도산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하루 2만~3만 명이던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6월 하순부터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 11일엔 7만 명을 넘기며 2차 대유행이 더 뚜렷해졌다. 경제활동 재개에 기대를 걸었지만 여전한 판매 감소, 무급휴직에도 쌓여가는 인건비, 꽉 막힌 자금흐름 등이 기업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쏟아부은 2조8000억달러(약 336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경기부양책도 역부족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에선 기업의 파산 공포가 아직은 덜한 편이다. 한국의 방역대처가 미국보다는 낫고, ‘5대 제조강국’으로 꼽힐 만큼 제조업 기반이 버텨주고 있어서다. 그러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코로나 위기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어 미국 산업계의 파산 도미노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때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기업과 가계의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은 한시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기업·가계 부채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8조원 이상 늘었고, 이 중 3조원이 신용대출이었다. 기업들 가운데 올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곳이 전체의 절반을 넘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5대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지난달 0.21~0.33%로, 5월(0.25~0.40%)보다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대출 만기와 이자를 오는 9월까지 유예한 데 따른 착시현상이지, 자금흐름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9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출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한다고 해도 ‘부실 리스크’를 뒤로 미루는 것일 뿐이다. 악성채무가 쌓여 자칫 금융위기로까지 번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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