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 대와 수소차 2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소 충전소 인프라도 현재 34개에서 2025년까지 450개로 늘리기로 했다. 그린모빌리티 투자 규모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1월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밝혔던 수소차 투자 계획이 보다 구체화된 것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기차(FCEV) 비전 2030’ 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수소차 13만 대를 생산하고 2조9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발표자로 등장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현대차를 정부에서 적극 밀어주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되면서 주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와 네이버가 발표자로 나섰다는 건 한국판 뉴딜 정책의 두 선두주자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라며 “정부로서는 그린 모빌리티 투자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 서플라이체인을 살려보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수소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95% 이상이라 투자로 인한 낙수효과가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날 현대제철이 오른 것도 낙수효과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주를 둘러싼 대외환경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이 오는 27일 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이후 회복장에서도 부진했던 자동차주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포드(4.95%), GM(3.14%) 등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8% 감소한 162만7534대다. 같은 기간 글로벌 생산 순위는 7위에서 4위로 3단계 뛰었다. 글로벌 생산 5위 내에 든 건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6월 친환경차 판매량만 2만1861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친환경 정책 행보에 힘을 실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한두 개 수혜 기업보다는 수소 강국을 꿈꾸는 정책 방향성에 발맞춰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높일 때”라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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