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유충'에 '또' 혈세 축내는 인천…수백억 날릴 듯

입력 2020-07-16 15:01   수정 2020-07-16 15:03


인천시가 '수돗물 유충' 때문에 피해 보상비로 거액의 예산을 사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작년 '붉은 수돗물'에 혈세를 쏟아부은지 1년 만에 또 대규모 예산을 축내게 됐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작년 5월 촉발된 붉은 수돗물(적수) 사고와 관련, 피해 보상비로 모두 331억7500만원을 지출했다. 시는 이 예산으로 적수 발생 기간 피해 주민과 상인의 생수 구매 비용, 피부질환·복통 등 진료비, 저수조 청소비, 필터 교체비 등을 실비 보상했다.

주요 지출 내역을 보면 주민 피해 보상비 66억7000만원, 학교 음용수·조리수 보상액 9억2000만원, 어린이집 대체급식·보육료·필터 등 10억6000만원, 저수조 청소비 6억7000만원, 6∼8월 상수도 요금 면제 144억원 등이 있다.

인천시는 당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담당 공무원들의 안일하고 부실한 대응 때문에 촉발됐는데도, 피해 보상 산정 땐 곳간 속 예산을 넉넉하게 풀어헤쳤다. 당시 정수기 필터를 교체한 주민에게는 시중 필터 최고가격을 적용해 약 25만원씩 보상했다. 또 적수로 인한 발병 관계가 불확실한데도 위로 차원이라며 의사소견서 제출 땐 30만원 상한에서 보상하고 소견서가 없어도 5만원 범위에서 보상했다. 붉은 수돗물 피해 가구가 아니어도 서구 내 가구는 모두 3개월 치 상수도 요금을 면제받기도 했다.

인천시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터지자 공동주택 저수조 청소비를 시가 지원하겠다며 이번에도 피해 보상을 언급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피해 보상 범위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피해 지역 수돗물 음용 자제와 학교 급식 중단 조치가 이뤄지는 등 사태 확산 조짐도 있어 인천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는 사태 수습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피해 보상 방안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질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는 인재로 규정된 작년 붉은 수돗물 사태처럼 결국 담당 부서의 시설관리 부실로 촉발됐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오존 처리 시설 구축 등 완전한 밀폐 없이 서구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작년 9월 조기 가동했다. 이 때문에 여름철 날벌레가 불을 환하게 켜놓은 정수장에 날아왔다가 여과지에 알을 낳아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는 "고도정수처리시설 같은 새 시설을 만들면 (안정화될 때까지) 집중 관리를 해야 하는 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활성탄 여과지를 운용하는데 왜 인천에서 문제가 크게 발생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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