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 가파른 회복…"中·베트남 등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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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9 17:14   수정 2020-07-20 00:40

신흥국 증시 가파른 회복…"中·베트남 등 유망"

신흥국 증시의 회복세가 빨라졌다.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서 차츰 벗어나면서 ‘따라잡기’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제 활동 재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신흥국 증시엔 모두 호재다. 다만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잡기 나선 신흥국 증시

신흥국 증시가 오르고 있다. MSCI 신흥시장(EM)지수는 지난 17일 1055.061로 한 달 새 6.1%, 석 달 동안 17.1% 올랐다. 같은 기간 MSCI 월드지수 상승률 3.4%와 13.7%를 웃돈다. MSCI 월드지수는 선진 증시 지수다. 미국(비중 65.5%), 일본(8.0%), 영국(4.4%), 프랑스(3.4%), 스위스(3.2%) 등의 주식을 담고 있다.

MSCI EM지수는 중국(41.0%), 대만(12.3%), 한국(11.6%), 인도(8.0%), 브라질(5.1%) 순으로 비중이 크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대면주 대신 경기민감주의 상승세가 커진 것처럼 지역별로도 그동안 부진했던 신흥국 증시의 ‘따라잡기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증시도 선진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지난 3월 코로나19에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금방 낙폭을 줄인 선진 증시와 달리 회복이 더뎠다. 선진국만큼 통화·재정정책을 과감히 쓰지 못했고, 코로나19 확진자도 더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에서 돈을 뺀 것도 원인이 됐다. 글로벌 펀드평가업체 EPF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흥국 주식형 펀드 순유출액은 489억달러(약 59조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는 115억달러(약 14조원)가 흘러들었다.

이 같은 흐름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순조롭다는 소식이 신흥국 증시에도 ‘약’이 됐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10.5%,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7.7% 올랐다. 인도는 지난 16일 신규 확진자가 3만4975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지만,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하게 봉쇄령(록다운)을 시행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은 못 막고 경제만 망가졌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둔감해진 시장 참가자들은 인도가 록다운을 푼 것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현재 배럴당 40.59달러로, 4월 말 18.84달러에서 115.4% 올랐다. 철광석은 같은 기간 30.8%, 구리는 23.8% 올랐다. 여기에 강달러도 누그러졌다. 그만큼 신흥국이 원자재를 팔아 벌어들이는 돈도 늘어나게 된다.
“중국·베트남·대만 등 유망”
시장의 관심은 신흥국 증시의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신흥국 증시는 2004~2007년, 2009~2011년 급등했지만 이후 선진국 증시보다 못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2013년 말부터 현재까지 MSCI EM지수는 5.2%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MSCI 월드지수는 38.1% 올랐다.

증권가에선 신흥 증시의 따라잡기가 일단락되면 상승세가 둔화된 채 나라별 차별화가 커질 것으로 본다. 다 같은 신흥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 구조가 급격히 바뀌고 있는데 아직 원자재 수출이나 단순 제조업에 머물러 있는 신흥국이 많다”며 “이런 국가는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 대만 등을 제외하면 비대면 산업을 육성한 신흥국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드는 것도 신흥국 경제에 위험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브라질은 성장을 짓누르는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증시가 너무 올랐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중국은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코로나19 방역이 잘 이뤄졌고, 비대면과 바이오, 통신 등 차세대 성장 산업도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윤성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코로나19 이후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늘어나고 있는 대만 등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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