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어른까지 '취향저격 장난감'…"美·유럽 등 40여개국 800만弗 수출 목표"

입력 2020-07-23 15:16   수정 2020-07-23 15:18


기업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상황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경기 의정부의 완구 및 과학교재 업체인 아카데미과학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100만달러 늘려 잡았다. 해마다 약 50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국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아카데미과학(대표 김명관·50). 완구와 과학교재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본사 건물 외벽엔 ‘우리아이 두뇌발전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붙어 있다. 1층 공장에 들어서면 플라스틱사출성형기, 방전가공기 등 각종 공작기계가 돌아가고 있다. 금형을 만드는 공장이다. 완구라고 하면 보통 봉제완구를 떠올린다. 미싱작업을 하는 광경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르다. 창고엔 수많은 금형이 보관돼 있었다.

완구라고 하지만 과학교재에 가깝다. 예컨대 스텔스전투기인 F-35B는 실제 전투기를 72분의 1로 축소한 것이다. 동체 날개는 물론 접합부위까지 거의 똑같다. 탱크는 35분의 1, 항공모함은 350분의 1이나 700분의 1로 축소했다. 이들을 일일이 조립하고 접합한 뒤 색칠까지 해야 한다. 정밀축소 플라스틱 모형완구인데 업계에선 보통 프라모델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복잡한 제품을 누가 갖고 노는 것일까. 뜻밖에도 주로 어른들이 다룬다. 이른바 키덜트(키즈+어덜트) 완구다. 김명관 대표는 “20대에서 30대에 걸쳐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제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전차라든지 밀리터리 제품이 다수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에 열광하는 것은 정밀가공제품이기 때문이다. 전투기는 날 순 없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땅을 박차고 오를 듯하다. 탱크나 항공모함도 현실감이 넘친다.

아카데미과학은 국내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제품 기획과 금형 제작, 생산 등 핵심 공정이 의정부에서 이뤄진다. 복잡한 제품의 조립과 사출 등을 담당하는 공장이 필리핀 마닐라 부근에 있지만 부품은 모두 한국에서 보낸다. 이 회사는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 4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 제품 중엔 한국형 고등훈련기 T-50, 한국형 자주포 K-9도 있다. 독일엔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이같이 선진국을 포함해 수십 개국에 제품을 내보낼 수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51년 동안 한우물을 파온 노하우다. 이 회사는 김 대표의 부친인 김순환 회장(86)이 1969년 설립한 업체다.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서울 성북동 집 뒤뜰에서 창업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던 김 대표는 가업을 잇기 위해 2009년 회사에 입사했다. 2016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둘째,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이다. 이 회사는 연간 약 50종의 신제품을 개발한다. 올해도 유튜브에서 히트를 치고 있는 ‘베이비버스’ 7종을 선보인 데 이어 연내 15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최근의 복고풍을 겨냥해 국산 자동차 포니 완구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은 1000종이 넘는다. 철저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여기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스케치한 작품을 교재로 구현한 제품들도 있다.

셋째,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완구전시회인 독일 뉘른베르크완구전에 해마다 출품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모델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올해 수출 목표는 작년보다 100만달러 늘어난 800만달러”라며 “이를 위해 전 임직원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게임 등이 성행하지만 그는 “완구를 갖고 놀아야 어린이 두뇌 발전에 좋다”고 믿고 있다. 부친의 철학을 이어받아 “어떤 제품을 만들든지 교육적인 효과를 가진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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