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업계 코로나發 실직 비상…"일자리 40만개 사라진다"

입력 2020-07-25 10:33  


세계 항공사 근로자 중 약 4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었거나 실직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0월 미국의 항공사 고용지원금이 중단되면 일자리를 잃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비행 수요 급감 타격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결과 세계 항공사 직원 40만여 명이 이미 해고·일시 해고됐거나 실직 가능성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북미에서만 13만 명, 유럽에선 11만7000명가량이 해당한다. 아시아태평양에선 10만2000명, 중동·아프리카에선 5만2000명, 남미에선 3000명가량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브리티시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 두바이 에미레이트항공, 호주 콴타스항공 등이 이미 수천 명 규모의 감원과 무급휴가 계획을 발표했다”며 “각국 간 입국 제한 조치에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서 세계 항공사들이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은 이달에만 직원 90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코로나19 유행 전엔 157개 노선을 운항했다. 이중 아직까지 운항이 재개되지 않은 노선이 100여개에 달한다. UAE 국영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은 지난 5월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이 적었던 저가항공사들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비행기 파일럿 24%, 승무원 33%를 해고하거나 휴직시키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는 전체 직원의 약 10%인 2600명을 감원 중이다.
연내 美 항공사 실업 대란 올 수도
미국 항공사에선 연내 대규모 추가 감원 가능성도 예상된다. 그간 미국 정부가 항공사에 총 500억달러(약 60조900억원) 규모 지원금을 제공하는 대신 직원 고용 유지를 요구했지만, 정부 지원이 끝나는 10월부터는 고용 유지 조항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3대 항공사에서만 연내 실직자 규모가 10만 명을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등 항공사 세 곳은 총 3만5000명에게 실직 가능성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정부의 항공사 임금 지원이 끝나는 10월께 잉여 인력이 20~30% 발생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일시 해고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지난달 말 밝혔다.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거대 항공사들이 운항 재개 계획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것도 실업 위기를 가중시킬 전망이다. 아메리칸항공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멈췄다 재개한 항공편 일부를 다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항공 수요가 꺾이면서 항공기·엔진 제조기업, 공항, 여행사 등 관련 산업에서 사라질 일자리 수가 최대 25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 일자리 하나가 없어질 때마다 호텔·숙박업 일자리 7.5개가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총 3만명 넘는 이들에게 해고나 휴가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 걸리면 2억 지급…비행기 타세요"
각 항공사들은 항공 수요 살리기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독일 루프트한자, 영국 브리티시항공 등은 지난 21일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여행 제한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이들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일바 요한슨 내무 집행위원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항공업이 회복하기 위해선 미국과 유럽간 노선 재개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U는 지난 16일 13개국에 대해 유로존 역내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하도록 EU 소속국에 권고했다. 그러나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하다는 이유로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자사 항공편 탑승객 중 여행 기간 코로나19에 걸린 이들에게 의료비와 자가격리 지원금을 전격 지원하기로 했다.

에미레이트항공편을 이용해 여행한 이들이 여행 기간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을 경우 의료지원금 최대 15만유로(약 2억원)를 지급하고, 14일간 자가격리 지원금도 준다. 자가격리 지원금은 하루 100유로(약 14만원) 규모다.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 막툼 에미레이트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항공업계 최초로 내놓는 조치"라며 "항공편을 이용해도 안전하다는 신뢰감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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