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은 안정적 수익상품…기관투자가 참여 늘어야"

입력 2020-07-30 17:26   수정 2020-07-31 02:45

“임대주택은 주거용이라기보다 상업용 부동산에 가깝습니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투자할 수 있도록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면 시세차익이 없어도 기관투자가들이 기꺼이 참여할 겁니다.”

임채욱 한국주택임대관리협회 회장(지에이치파트너즈 대표·사진)은 임대주택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임대 후 분양 상품’이 아니라 임대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는 ‘장기 임대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주택임대관리협회는 2015년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등장 후 늘어난 주택임대관리기업의 권익 보호와 주택임대관리 제도 및 관리 기법 개선 등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임 회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임대주택이 전문적인 임대서비스로 수익을 거두는 상품이기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으로 분류된다”며 “오랜 시간 일정한 수익이 나와 리츠 연기금 등이 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주거용 부동산으로 분류돼 세금과 대출 측면에서 오피스빌딩 상가 등에 비해 제한이 많다.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어려운 이유다.

그는 그동안 임대주택시장이 커지지 못한 이유로 ‘분양 전환’을 들었다. 임 회장은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 아파트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공실과 임차료 체납, 입주민 관리 등으로 적자를 봐도 사업을 이어가는 건 운영 후 매각 때 기대되는 시세차익 때문”이라며 “분양 전환을 놓고 문제가 많다 보니 임대 서비스 질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가 만기가 돼 분양 전환이 이뤄지면서 전환 비용을 놓고 건설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입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임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토지임대부 임대주택사업’을 제안했다.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면 현재 수준의 임대료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분양 전환이 없는 20~30년 장기 임대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 시내에 팔 수는 없고 직접 활용하기 어려운 국유지, 시유지 등의 토지를 민간에 임대해 임대주택을 지으면 최근 화제가 된 서울시 주택 공급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며 “민간 사업자로서도 사업비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땅값이 안 들어가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으로 연 6~7%의 수익률이 나온다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임대주택 전체 소유주가 1개의 회사가 되면 건물 관리도 쉽고 30~40년 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할 때도 쉽다.

임 회장은 임대주택 관리시장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과 교육사업에 힘쓸 예정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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