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첫째 딸이 왜 그러는지 이해 안돼…후계자는 조현범"

입력 2020-07-31 17:26   수정 2020-08-01 02:11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사진)이 차남인 조현범 사장을 자신의 후계자라고 공식 선언했다. 자녀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보이자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31일 “조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다”며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고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예전부터 조 사장을 최대주주로 점 찍어뒀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한 대로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26일 조 사장에게 보유하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체(23.5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2446억원에 넘겼다. 이 거래를 통해 조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 주주(지분율 42.90%)로 올라섰다. 사실상 조 사장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준 셈이다.

조 회장의 주식 매각 결정에 2남2녀인 그의 자녀들은 한 달여간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 30일 조 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서울가정법원에 신청하면서 갈등이 터져 나왔다. 청구 취지는 조 회장이 보유 지분 전체를 넘긴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 회장은 이날 조 이사장이 취한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평소 언론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왔지만, 더 이상 혼란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주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돼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입장문을 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있고, 하루에 4~5㎞ 이상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거의 매일 경기 판교에 있는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조 이사장과 관련해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나야말로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날 조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조 회장은 또 “(조 이사장이) 경영권에 욕심이 있는 것이라면,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한순간도 해본 적이 없다”며 “돈에 관한 문제라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평소 보유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다’는 조 이사장 측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많이 생각하고 있고, 그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 방법에 대해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일은 아니라는 게 내 소신”이라고 못 박았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직접 나서서 조 사장에게 보유 지분을 넘긴 이유를 설명한 만큼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조 사장의 지분율은 과반에 육박한다. 조현식 부회장(19.32%)과 조 이사장(0.83%)의 지분을 더해도 차이가 크다. 지분 10.82%를 보유한 차녀 조희원 씨는 앞서 “회사 경영에 관여할 생각이 없고, 특정 인물을 편들 생각은 더더욱 없다”고 선언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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