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자문기구인 검찰개혁위, 총장 권한 축소 권고할 자격 있나"

입력 2020-08-03 06:00   수정 2020-08-03 06:46

검찰개혁이 화두다. 검찰을 겨냥한 정부와 여당발(發)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법조계 주요 리더들에게 현재 검찰개혁이 옳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두번째 순서는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이다.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한보그룹 비리’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비리’ 등을 수사했던 김 전 고검장은 마지막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일하고 있다.

▶오랫동안 몸 담으셨던 검찰 조직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동의합니다. 검찰의 역사 중에는 정치적 중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오욕의 역사가 있습니다. 검찰개혁이 시대의 화두가 된 이유입니다. 저희 OB들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검찰을 이끌어가는 검사와 수사관들은 과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해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데 대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검찰이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검찰제도와 기능을 버릴 순 없는 노릇입니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최근 권고한 구체적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가 방안이 될 수 있을까요?

“검찰개혁의 요체는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입니다. 전국 검사들의 신망을 얻는 검찰총장도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임기나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고검장들한테 정치적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검찰총장 권한의 분산은 결국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법무부 장관의 자문기구에 불과한 개혁위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런 내용을 함부로 거론해도 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이켜봐야 합니다.”

▶개혁위가 권한과 밖의 권고안을 내놨다는 뜻입니까?

“그동안 개혁위가 권고한 방안들 중 귀담아 들을 만한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위원들을 위촉하는 개혁위는 장관이 행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 정도를 권고하는게 옳습니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문제는 형사사법의 근간에 관한 사항입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 형법 등 다양한 학문적·사회적 배경을 지닌 이들이 상당한 시간 동안 검토해서 결론낼 문제입니다. ‘포토라인 없애라’ 등의 실무적·기술적 차원에서의 권고안과 차원이 다릅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법무부 장관이 법률상 검찰총장의 상급자라고 돼 있으나, 이는 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정당성과 행정책임의 논리에 따른 것이지 장관이 지시를 하고 총장이 복종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법무부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은 검찰이 반인권적 행위를 하거나 법률을 위반할 때 최소한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한계를 가져야 합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검찰의 수사총량을 줄이고, 인권 친화적이고 세련되게 선택적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는데 이론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정부패 수사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해온 검찰의 수사기능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검찰의 수사대상과 범위를 종이 위에 금을 긋듯이 도식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부당합니다.”

▶수사권 조정이 검찰과 경찰 두 기관이 아닌, 국민들에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공권력 중 가장 강력한 것이 인신구속을 포함한 수사권입니다. 국민 인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수사권에는 여러 통제가 필요합니다. 경찰에 1차적인 수사기능을 부여하고 검찰의 직접수사를 제한하는 방향은 맞습니다. 하지만 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부정한 것은 큰 문제입니다. 유지되는 게 맞습니다.”

▶최근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압수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 ‘난투극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소회가 어땠습니까?

“부끄럽고 참담했습니다.”

▶검찰 안팎에서 ‘부당하다고 인식되는’ 검찰개혁 방안이 쏟아지는 있는데 검찰 조직은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의견을 밝힌다는 것이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이것도 임계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산업계에선 특히 이번 ‘삼성 수사’를 지켜보면서 기업에 대한 과도한 수사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에 대해 검찰이 아무리 스마트한 수사를 하려 해도 규모가 크고 내용이 복잡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반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기업은 대한민국에서 부를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생산단위입니다. 검찰로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업 수사는 가능한 짧은 기간 내에 세련되게 이뤄지는게 바람직합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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