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시장의 최대 변수는

입력 2020-08-02 11:20   수정 2020-08-02 17:15

[08월 02일(11:20)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올 상반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덮었습니다. 물론 국내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었죠.

그런데 올 상반기 한국계 외화채권 동향을 되돌아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규모는 176억달러(한화로 약 20조9600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대비로는 6.5% 감소했지만 140억달러가 만기 도래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6억달러가 순발행됐죠.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교해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겁니다. 올 1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선 영향이 큽니다. 시장 여건이 눈에 띄게 악화된 지난 3월에는 다행스럽게도 차환 부담이 적었고, 4월 이후엔 시장이 다시 살아났거든요.

물론 국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한국과 호주는 지난 4월부터 조달이 무난하게 이뤄진 데 비해 중국은 지난 5월 이후에 정상화됐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아시아 국가의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 채권 발행은 중국이 전체의 49%, 호주와 홍콩이 각각 9%, 인도네시아가 8%, 한국이 7%를 차지했습니다.

발행 주제별로 보면 국책은행이 올 상반기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공기업과 시중은행이 각각 21%, 12%를 차지하고 민간 기업이 12%를 차지했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62억달러의 공모 외화채권을 비롯해 사모 외화채권까지 발행했습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4월 초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달러화 발행시장에 재진입해 올 상반기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발행 통화를 보면 달러화 비중이 66%로 가장 많았습니다. 유로화와 스위스프랑화가 각각 17%, 7%로 나타났고요. 호주달러화도 4%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이종통화 발행시장 여건이 좋아 유로화 비중이 27%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4월 이후 달러화 발행이 확대됐고요. 국민은행 등은 공급 물량 감소와 충분한 수요로 별도 시장이 형성돼 있는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 청구권부채권) 발행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외화채권 발행시장은 어떨까요.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진 변동성이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일단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해온 완화적 통화정책이 올 하반기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거세지고 있지만 극단으로는 치닫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깔려 있고요.

실제 골드만삭스도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기술, 지정학적 갈등이 자본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양국 모두 실익 없는 행동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 대선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 속에서 우량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올 하반기 한국물의 차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올해 8월부터 연말까지 한국물의 만기 도래 규모는 약 89억달러입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만기가 돌아왔던 158억달러보다 적습니다. 국책은행을 빼면 차환물량 부담이 크지 않은 겁니다. 대다수 공기업은 지난 6~7월에 조달을 완료했거든요.

물론 내년 초 만기 물량 중 일부를 올해 시장에서 발행 타진해볼 수는 있겠지만 미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진 않다고 하네요.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수출입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한국석유공사 등이 내년 1월 만기가 돌아오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이 우수해 조달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의 상대적 부진, 금융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이종통화 발행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됐습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으로 인해 외화채권 발행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연초의 낮은 금리 수준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코로나19로 기관투자가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우량 신용등급에 집중되고 있거든요.

투자 적격 등급 내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어 국제 신용등급이 BBB급인 기업의 경우 철저한 발행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조언이랍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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