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발(發) 코로나19 확산은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꿔놨다. 전 세계가 휩싸인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가는 물론 유가, 환율까지 요동쳤다. 전 세계 주가가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3월 9일 2000선을 내준 후 속절없이 밀렸다. 외국인들은 하루에 1조원이 넘는 돈을 국내 주식시장에서 빼갔다. 하루에만 시총 50조원이 사라졌다. 같은 시기 미국 증시에선 하루에 2200조원이 증발했다. 개장 4분 만에 S&P500지수가 7% 넘게 떨어지자 ‘피의 월요일’로 불리는 1997년 10월 19일 이후 23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8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데 20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외환위기(83일), 글로벌 금융위기(55일)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였다.
넘쳐나는 돈은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급락한 증시는 반드시 오른다’는 것을 경험한 개인들은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이 됐다. 이들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코스닥 시총 2위로 올라선 씨젠 등 코로나 수혜주도 사들였다.
반등장은 새로운 주도주를 만들었다. ‘BBIG’로 불리는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의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BBIG7’은 올해 84.64%나 급등했다. 네이버는 4일 시총 50조원을 돌파하며 3위로 올라섰다.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테슬라 등 기술주가 증시를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중기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등 국내 전기전자 업종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쏠린다는 건 과거 통계상 중장기 고점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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