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이면 15억 그림 산다…'아트테크' 투자법 [이와중에 32%]

입력 2020-08-16 08:00   수정 2020-08-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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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 시대의 도래로, 연 1% 이자의 은행 예금도 찾기 힘들어졌다. 이제 자산증식을 위한 투자는 필수다.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상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가를 통해 들어본다.[편집자주]


#. 15억9500만원. 올해 열매컴퍼니가 사들인 가장 비싼 작품인 이우환 화백의 '동풍' 가격이다. 최소 500만원만 내면 이 그림의 공동 소유자가 될 수 있다. 추후 그림을 판매했을 때 수익금도 따라온다. '아트테크'(아트+재테크)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열매컴퍼니는 지금까지 39점의 작품을 사들였고 15개의 작품을 되팔았다. 평균 보유기간은 7개월, 투자수익률은 19%(연 환산 32.5%)이다. 미술 작품엔 한 시대의 정치 사회 경제 등 문화가 녹아있다. 그림에 투자해 돈도 벌고 새로운 영역의 지식도 쌓는 것은 어떨까.

그간 미술품은 높은 가격 때문에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38·사진)는 미술품 투자를 대중의 영역으로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경닷컴은 지난 12일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열매컴퍼니 전시공간인 '취화담'에서 김 대표를 만나 아트테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싼 미술품, 이제는 공동구매하세요
2018년 10월30일. 열매컴퍼니는 김환기 화백의 '산월'이라는 작품으로 아트테크의 첫 시작을 알렸다. 당시 7분만에 4500만원이 모이면서 온라인 공동구매가 마무리됐다. 투자자들 전원이 30분 내에 입금을 완료하고 구매를 확정 지었다.

'산월'은 그해 11월29일 매각이 결정됐고, 12월 말 수익 배분이 끝났다. 산월에 투자한 구매자들은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을 투자해 22%의 수익을 거뒀다. 열매컴퍼니는 미술품을 공동구매하면 최대 2년을 보유해, 15~20%의 수익률을 내는 게 목표다. 물론 수익률은 보장하지 않는다.

김재욱 대표는 "공동구매 작품을 고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시 되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김환기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천경자 김창열 화백 등 미술시장 전체 거래의 25%를 차지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수익을 내는 구조는 간단하다. 먼저 회사가 가진 자금으로 미술시장에서 미술품을 구매한다. 사들인 미술품은 소유권을 분할해 투자자들에게 판매된다. 2000만원 이하의 작품은 10만원 단위로, 2000만원을 초과하는 작품은 100만원 단위로 소유권을 나눈다.

많은 대중들이 아트테크를 경험할 수 있게 2000만원 이하의 작품은 인당 50~100만원으로, 2000만원 초과의 작품에서는 500만~6000만원으로 한도를 둔다. 적게는 10명대부터 많게는 500명 가까운 투자자가 하나의 작품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그림을 매각하면 소유권에 따라 차익이 지급되는 식이다.

투자자들이 그림을 구매하는 법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공동구매하는 방식과 똑같다. 홈페이지에서 공동구매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고 계좌로 돈을 보내면 구매가 확정된다.

이처럼 아트테크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투자 가치가 있는 그림을 고르는 건 쉽지 않다. 김 대표는 그림도 주식과 같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우량한 주식이라도 상투를 잡으면 손실 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라도 고가에 매입하게 되면 되팔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진다"고 지적했다.

열매컴퍼니가 '상투'를 잡지 않는 비결은 자체 개발 프로그램 덕분이다. 그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으로 낮은 가격에 미술품을 구입해, 높은 가격에 팔고 있다"며 "미술품 투자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들에게도 확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그림 샀다가 쪽박 찼다는 소리만 들어서요"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미술품 투자가 익숙치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다. 미술품 투자라고 하면 부정적인 사례가 먼저 떠오른다. 재벌들이 그림으로 탈세를 했다는 뉴스도 나온다. 또 주변에서 그림 샀다는 사람치고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듣기 어렵다.

일각에서 미술품 투자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어도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망설이게 된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해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불안하지 않다.

열매컴퍼니도 이러한 대중들의 심리를 감안해 가격 산정부터 기술적으로 설계했다. 미술품 가격 산정에 '빅데이터'를 이용한다. 회사는 약 10만건의 미술품 과거 거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과거 거래 기록이 없는 미술품에 대해서는 유사 작품으로 비교하도록 했다. 제작연도, 제작 스타일, 크기, 작가의 낙인 여부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미술품 판매 가격 범위 결정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은행에서 차주의 대출금을 산정하기 위한 '신용 평가 모델'과 같은 개념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품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결정하고, 하한가에 가까운 가격에 매입해 상한가 근처에서 매각한다.

또 투자자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모든 공동구매에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열매컴퍼니에서 진행하는 모든 공동구매에는 회사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까지 참여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에게 어떠한 수수료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수익을 창출하려면 공동구매에 참여해야 한다. 회사가 같이 구매를 한다는 점은 투자자에게 신뢰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너무 고가이거나 희귀성이 높지않아 팔리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재구매 계약도 체결한다. 최대 보유기간인 2년 내에 그림을 팔지 못하면 해당 그림을 구매해온 갤러리 혹은 제3자가 되사가는 조건이다. 이 경우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는 없다.

회사는 모든 장부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열매컴퍼니는 미술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보관·관리, 재매각 등의 권리를 모두 위임받는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블록체인 공공 회계장부를 사용한다. 그림의 소유권을 가진 투자자라면 언제 어디서든 공공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다.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는 갤러리에 직접 방문해 그림을 살펴봐도 된다.

김 대표는 "미술품 공동구매에는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며 "투자자 수 기준 재구매율이 47%, 재구매 금액 기준으로는 87%로, 이는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대중들이 아트테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회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제 혜택도 탁월…생존 작가 작품, 아무리 비싸도 비과세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둬야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세금이다. 미술품 투자는 세제 측면에서도 혜택이 많다.

미술품은 6000만원 미만의 작품에 대해서는 어떤 작품이든 비과세다. 6000만원 이상의 작품에 대해서는 20%의 단일세율을 적용, 기타소득으로 잡혀 분리과세하게 된다. 과세를 할 때 필요경비(취득가액)를 80~90%를 인정해주는 점은 긍정적이다. 구체적으로 6000만~1억원 사이의 미술품에는 90%, 1억원 초과되는 미술품에는 80%를 인정해준다.

예컨대 2억원에 그림을 한 점 팔았다고 한다면, 1억원까지는 9000만원을 1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8000만원을 필요경비로 인정해준다. 즉 1억7000만원을 필요경비로 쳐주는데, 2억원에서 해당 필요 경비를 제외한 3000만원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게 된다.

또 현재 생존해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은 비과세 대상이다. 작가가 생존해 있기 때문에 미술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희귀성'이 없어서다. 더 주목할 점은 이는 그림에만 해당된다는 것이고 그림 이외의 설치미술, 조각 등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다. 다만 골동품은 재산 성격이 강해 과세를 하지만, 이 역시 6000만원 미만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미술품 투자도 주식, 채권 등과 보편적인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과거처럼 누군가의 추천인 권유로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공부를 통해 현명한 투자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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