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 역대급 '빚투'…가계빚 1637조원 '사상 최대'

입력 2020-08-19 17:43   수정 2020-09-29 15:53

올해 2분기 말 가계 빚이 1637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가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차입금을 대폭 늘린 결과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치)’을 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2764억원으로 1분기 말에 비해 25조8695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1.61%였다. 증가 규모는 올 1분기 증가폭(11조1142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컸다. 가계신용은 은행 저축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올 2분기 말 1545조7162억원으로 23조8838억원(1.57%) 늘었다. 2017년 4분기(28조7051억원) 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91조5602억원으로 1조9857억원 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활동이 위축되자 판매신용은 1분기 6조1446억원 줄었지만 2분기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동학개미’들이 주식담보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말 증권사 신용공여는 29조8776억원으로 7조887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35.86%에 이른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도 873조294억원으로 14조8098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1분기(15조3468억원)보다는 줄었지만 분기별 증가폭이 4조~12조원에 달했던 2018~2019년과 비교해서는 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유동성이 증시와 부동산에 너무 빠르게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2분기 주식 대출 7.8兆 ↑…역대 최대 증가
올 2분기 가계부채가 또다시 크게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주식시장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꼽힌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14조8098억원으로 1분기 증가폭 15조3468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주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는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소득에 비해 빠른 만큼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가계신용에 포함되는 증권사 신용공여는 올해 2분기 말 29조8776억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7조8870억원(증가율 35.8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들이 ‘동학개미운동’을 벌이면서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을 대거 쓴 결과다. 증권사 신용공여 잔액은 2분기 큰 증가폭을 보이면서 역대 최대치인 2018년 9월 말(30조7479억원)에 근접했다.

‘빚투’에 코스피지수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19일 연중 최저점(1457.64)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19일 2360.54에 마감했다. 다섯 달 동안 62% 올랐다.

이처럼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 데 따른 결과다. 정부가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대출 규제망을 촘촘하게 짜면서 대체 투자처로 증시가 떠올랐다. 6월 은행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전달에 비해 0.18%포인트 내린 연 0.89%를 기록하는 등 예금 금리가 사상 처음 연 0%대로 내려간 영향도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가계 빚 규모가 너무 육중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빚 비중은 2015년 72.6%에 불과했지만 2018년 81.0%, 2019년 83.4%로 치솟았다. 올해 2분기는 85%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가계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회사들이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 등을 상당수 내년 3월로 미뤘다”며 “자영업자와 가계가 급증한 대출의 상환 압박에 직면할 경우 관련 대출이 급격히 부실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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