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분리수거'가 아파트 경비원 몫?…잘못 홍보한 고용부

입력 2020-08-24 13:13   수정 2020-08-24 13:48


고용노동부가 아파트 경비원 권익 보호를 위한 홍보물을 게재하면서 경비원이 분리수거 하고 있는 이미지를 담았다. 원래 경비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 분리수거가 마치 경비원의 역할인 것처럼 비춰져 정부 홍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분리수거 등이 경비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지만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고용부는 관련 홍보물을 배포했다가 <한경닷컴>이 취재에 나서자 뒤늦게 게재를 중단하기로 했다. 현행법을 잘못 인식한 내용도 홍보물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한경닷컴> 취재 결과 고용부는 최근 아파트 경비원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보호 대상이라는 홍보물을 배포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에 따라 고객의 폭언, 폭행 등으로 인한 경비원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사업주는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하지만 분리수거 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 모습을 담은 홍보물 이미지가 문제가 됐다.

고용부 홍보물의 두 가지 오류
아파트 경비원이 분리수거 업무를 하는 모습은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러한 관행과 달리 분리수거 등의 업무는 경비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최근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3부(이정훈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아파트 경비원에게 택배 관리, 제초 및 전지작업 보조,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시킨 경비업체의 영업허가를 취소한 것이 정당하다면서 이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경비업법 소관 기관인 경찰청도 아파트 경비원에게 경비 업무 외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경우 경비업법 위반으로 단속한다. 관련 계도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또한 경비원은 홍보물 내용과 달리 아직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적용 대상이 아니다. 현재 이 법 조항을 적용하는 대상에 경비원을 포함하는 사안과 관련해선 국회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5일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공동주택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경비노동자보호법' 2건을 대표 발의했다. 경비원 업무 범위를 현실화하고, 폭언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 유발 행위로부터 경비원을 보호하는 것이 골자다.

천준호 의원은 올해 5월 입주민에게 폭행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 사건이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에서 일어난 데 책임감을 느끼고 법안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뒤늦은 사태수습…"홍보물 배포 중단"
고용부는 이날 관련 입장을 묻자 "즉각 홍보물 배포를 중단 조치했다"면서 수습하기로 했다.

이 내용과 관련한 홍보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맡았다. 고용부는 소통 과정상 오류로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홍보물이 배포됐다는 입장이다.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의 이미지를 사용한 데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고용부 관계자 : 홍보물 배포 자체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진행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내용이 포함된 것을 수정하기 위해 배포 중단을 요구해놓았으나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사용된 아파트 경비원 관련 이미지 역시 잘못된 사항이 맞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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