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섬산련 회장 "45년 경험 살려 K패션 글로벌화 이끌 것"

입력 2020-08-26 15:44   수정 2020-08-26 16:50

"45년간 섬유업계에 종사했던 경험을 살려 K패션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

지난 19일 제15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에 취임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1976년 효성물산에 입사해 45년간 한국 섬유산업의 흥망성쇠를 겪었다. 효성에선 스판덱스 등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효성을 국내 1등 섬유기업으로 키웠다.

이 회장은 "섬유산업은 제조강국인 한국의 뿌리 산업"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등 혁신하면 해외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패션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대구나 동대문 같은 섬유 클러스터를 활성화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게 그의 1차 목표다.


이 회장을 만난 지난 19일 섬산련 회장실에는 축하 화분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시기에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섬산련은 화학섬유와 면방, 의류패션에 이르기까지 국내 섬유 산업을 총괄하는 국내 최대 단체다.

이 회장은 "유럽 미국 등 해외 수출 길이 끊긴 국내 생산업체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요가복이나 레깅스 등에 들어가는 스판덱스처럼 차별화된 기능성 소재로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젝시믹스, 안다르 등 국내 요가복 브랜드들이 요가복 업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캐나다의 룰루레몬 같은 브랜드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화학섬유, 편직물, 화섬직물 등 섬유 소재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 이탈리아, 인도, 미국에 이어 5위다. 특히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저융점 접착성 섬유(LMF), 아라미드, 고성능 부직포 등 산업용 섬유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홈트족들이 레깅스, 요가복을 즐겨 입고 골프장도 예상보단 업황이 좋은 것을 보면 차별화된 제품, 고부가가치 상품으로는 경쟁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 간 시너지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건 혁신이었다.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산업용 원사와 차량 에어백용 특수원사 같은 기능성 제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방역복용 직물의 수출이 늘어난 점, 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로 옷을 만드는 기업이 많아진 점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한국에 좋은 패션 브랜드는 많지만 아직 글로벌 브랜드 수준으로 성장하진 못했다"며 "'자라'처럼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소비자 근처에서 저비용 구조로 사업을 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중점 추진 과제로 국방섬유의 국산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재 군인들이 입는 군복이나 내의, 양말 같은 국방섬유 제품들은 해외서 소재를 수입해 국내서 제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연간 5000억~6000억원 규모의 국방섬유 소재를 100% 국산화하면 어려운 한국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도 당장 주어진 과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다음달 예정돼있었던 섬산련의 프리뷰 인 서울 전시회를 취소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들과 온라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화상상담회를 진행키로 했다. 또 해외 기업들이 한국 제품을 3차원(3D)으로 둘러볼 수 있는 가상 전시관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국내 생산기반 활성화 및 디지털 생태계 육성, 연구역량을 결집해 시너지 창출, 비대면 수출 마케팅 지원 강화, 재활용 섬유 제조기반 구축,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 등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고용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섬유업종의 고용창출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고용노동부에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전임 회장이었던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으로부터 어떤 내용의 인수인계를 받았냐는 질문에 "17장 분량의 인수인계서를 받았다"고 답했다. 그 안에는 국방섬유의 국산화, 섬유센터 건물의 재건축, 디지털화 추진 등 중점 과제들이 담겨있었다고 했다. 연구 역량을 결집시킬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현재 섬유산업과 관련한 연구원은 한국의류시험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섬유소재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등 10여곳에 달한다. 제각각인 이들의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섬유산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점장을 지냈던 경험, 효성의 산업용 섬유 수출 경험 등을 살려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발 벗고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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