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男 뛰어넘은 한진·금호家 4男 오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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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26 17:08   수정 2020-08-27 02:41

長男 뛰어넘은 한진·금호家 4男 오너들

재계의 장자승계 전통이 최선의 경영방식일까. 메리츠금융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장자승계가 유일한 길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두 회사의 오너는 한진·금호가(家)의 4남이지만 장자를 뛰어넘는 경영능력으로 ‘적자(適者)’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4남이다. 2002년 조 회장이 세상을 떠날 때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없던 금융업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지금 한진가에서 가장 많은 이익(2019년 영업이익 9623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할 당시 메리츠금융그룹 자산은 3조3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61조원을 넘어서며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한진중공업을 물려받았던 차남 조남호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을 잃었다. 자본잠식에 빠진 한진중공업은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3남 고(故) 조수호 회장이 승계한 한진해운은 2017년 파산했다. 장남 고(故) 조양호 회장이 물려받은 대한항공은 ‘갑질사태’로 논란이 된 이후 조 회장이 별세하자 오너 3세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조정호 회장은 고 조양호 회장과는 정반대의 경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자식들을 경영 전면에 앞세운 대한항공과 달리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뛰어난 인재를 영입해 전폭적인 권한을 주는 ‘인재경영’을 고수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증권의 최희문 부회장과 화재의 김용범 부회장이 이끄는 쌍두마차 체제로 운영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했던 3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차별화된다. 두 기업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 서열 7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과 공동경영을 해왔으나 2009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뒤 2010년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갈라섰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NB라텍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영억이익 약 50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은 올해 2월 전자소재 사업을 SK머티리얼즈에 매각하며 석유화학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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