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먹고 큰 중고시장…당근마켓 年거래액 1조

입력 2020-08-26 17:04   수정 2020-09-28 17: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불황형 산업인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월간 사용자 수는 전자상거래 앱 시장에서 쿠팡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1번가, 위메프 등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까지 제쳤다.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자 대형마트와 아울렛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중고 거래 공간을 늘려가고 있다.
당근마켓 폭풍 성장
26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지난달 월간 순이용자 추정치는 1085만 명에 달한다. 국내 전자상거래 앱 1위인 쿠팡(1645만 명)에 이어 두 번째다. 11번가(1017만 명)와 위메프(803만 명), G마켓(801만 명) 등을 뛰어넘었다. 2015년 7월 ‘판교장터’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최근 누적 앱 다운로드가 2000만 건을 넘기면서 중고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을 줄인 말이다. 사용자 거주지에서 반경 6㎞ 내에 있는 사람들과 거래할 수 있다. 택배를 주고받기보다 직접 만나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례가 많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판매자가 물품을 자기집 문고리에 걸어놓으면 구매자가 가져간 후 송금하는 방식의 거래가 늘었다.


당근마켓의 가장 큰 무기는 ‘신뢰성’이다. 같은 동네 주민끼리 거래하기 때문에 사기 위험성이 낮다. 거래 상대방의 평가가 쌓이는 ‘거래 매너 온도’는 판매자가 평판 관리에 신경 쓰도록 하는 장치다. 품질이 낮은 물건을 계속 팔기 어렵다.

당근마켓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7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1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수수료가 없어 판매자와 거래자가 유입되는 속도도 가파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물건을 거래한다는 목적보다는 ‘안 쓰는 물건을 동네 사람에게 나눠준다’는 개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궁극적으로는 중고 거래에만 머물지 않고 동네 주민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무인 거래 자판기도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데다 거래 온라인 플랫폼이 활발해지면서 중고 시장은 매년 성장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중고거래 시장 연간 거래액은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자 전용 무인 자판기도 등장했다. 스타트업 파라바라는 최근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투명 자판기를 활용해 중고 물품을 사고팔 수 있다. 판매자가 연락처와 상품설명, 원하는 가격을 입력하고 물품을 넣어두면 누구든지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롯데마트 중계점, AK&홍대 등에 있는 자판기의 판매 상황은 전용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래 품목도 다양해졌다. 기프티콘을 포함한 모바일 상품권을 주고받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중고 시장도 형성됐다. ‘팔라고’ ‘니콘내콘’ 등 모바일 앱 플랫폼에서는 커피 교환권, 편의점 상품권, 영화관람권 등을 개인끼리 사고판다. 상품권 사용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는 ‘땡처리’ 개념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유아동 용품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땡큐마켓’은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했다. 지난 4월 열었던 팝업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정식 입점했다. 팝업 매장 운영 기간에 유모차와 카시트, 장난감 등 유아동 용품 중심으로 중고·리퍼브(단순 변심으로 반품) 제품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용 기간이 짧은 유아동 용품은 소유하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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