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라도 찾아읽는 '조은산 상소문'…"김현미·추미애 대신 붕어·개 천거"

입력 2020-08-28 15:50   수정 2020-08-28 16:24


문재인 정부에 대한 풍자 청원글인 이른바 ‘시무 7조’를 올려 큰 관심을 받은 ‘진인(塵人) 조은산’이 또 다른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을 지난 24일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선 28일 현재 검토 중인 상태로 URL 주소를 직접 입력하지 않는 한 청원글을 곧바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시무 7조’가 화제를 모은 덕분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 읽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공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인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제목의 청원글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최근 인사 등을 풍자해 눈길을 끌었다.

‘거천삼석(擧薦三席)’이란 세 자리에 걸맞은 인물을 천거한다는 뜻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겨냥했다. 그는 글에서 “김현미 장관 대신 붕어를, 추미애 장관 대신 개를, 노영민 실장 대신 조은산(자신)을 쓰라”고 비꼬았다.

조은산은 또 “능력과 경력, 업무 적격성과 도덕성은 온데 간데 없고 다주택이냐 일주택이냐 무주택이냐에 초점을 맞춰 수석급을 일괄 임명”했다며 “무주택자라 하여 도덕적인 것도 아니었고 일주택자라 하여 청렴한 것도 아니었으며 다주택자라 하여 그 자리에 맞는 재주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아래는 조은산의 비공개 청원글 발췌.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작금에 이르기까지 / 수많은 우책과 폭정으로 백성들의 원성을 자아낸 / 삼인(三人)의 역적, 신(臣)김O미, 추O애, 노O민이 / 아직도 그 두꺼운 면상을 들고 황궁을 드나드니 / 어찌 이를 성군의 법도라 할 수 있겠사옵니까

소를 잃었으니 마땅히 외양간이라도 / 고쳐 씀이 온당할 터,

소인이 초야에 은거하는 인재 중 / 다주택자를 과감히 배제하고 또한 / 그의 됨됨이와 적격성 또한 간파하여 / 출중한 자들을 최종적으로 선별해 / 감히 폐하께 천거해 올리옵나니 삼가 / 굽어 살펴주시어 뉴우-노멀의 뜻을 / 더욱 공고히 하시옵소서

폐하

臣김O미는 국토부 수장의 자리에 오른 이후 / 여태까지 스물 두 번의 정책을 남발하였으나 / 번번이 실패하였고 오십보백보 따위의 우책으로 / 또다시 백성들을 우롱하며 또한 그것이 / 스물두 번인지 네 번인지 기억도 못하고 있사온데 / 臣김O미를 파직하시고 그의 자리에

붕어를 쓰시옵소서

붕어라는 것은 본디 뇌가 거의 전무하여 / 3초면 지가 무얼 했고 무얼 먹었으며 / 무얼 하려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니 / 했던 짓 또 하고 했던 짓 또 하고 했던 짓 또 하는 / 국토부 장관이라는 자와 다를 게 무엇이오

또한 소인이 감히 확언하온데 / 저 붕어라는 것은 필시 주는 사료만 먹고 / 아가미를 벌려 숨만 쉴 것이 자명한 바,

더 이상의 규제 정책은 이 나라에서 사라질 것이니 / 시장은 비로소 제 힘으로 움직여 매물이 소화되고 / 부동산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옵니다

또한 폐하

臣추O애는 법무부 장관의 자리에 앉아 / 백성의 공복임을 망각하고 / 제 뜻에 맞는 하수인을 알박기 하여 / 사법부를 장악하고 정치의 논리에 맞춰 / 수사지휘권을 남용하고 있으니 이것이 / 행정부인지 사법부인지 이판사판 개판 정치판인지 / 도통 알 수가 없을 지경이온데 / 臣추O애를 파직하시옵고 그의 자리에

개를 쓰시옵소서

기왕에 개판이 된 나라꼴에 / 이만한 적임자가 어디 있을 것이오며 / 입만 열면 전(前)정권 탓, 폐위된 선황 탓이니 / 그만한 개소리가 또 없을 지경이고

같잖은 제 영역을 침범했다 하여 / 이를 드러내 닥치는 대로 물고 늘어지는 꼴이 / 저 법무부 장관의 행태와 다를 게 없으니

폐하께오서 실한 뼈다귀 하나만 던져주면 / 그 기백 또한 일당백일 것인 바, / 어찌 개가 더 낫지 않다 할 수 있겠사옵니까

또한 붕어와 개 따위가 일국의 장관 자리에 /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 폐하께서 거느린 열성 지지자들은 / 그 또한 마땅히 성군의 법도로다 하며 / 응당 눈물을 흘리고 머리를 조아릴 것이니 / 거리낄 게 무엇이 있겠사옵니까

마지막으로 폐하

臣노O민은 비서실장의 자리에 앉아 / 실책을 직언하고 실언을 수습하여 / 실정을 방비해야 할 책무가 있거늘

도리어 제 스스로 나서 입방아를 찧다 / 백성들에게 반포 노O민이라는 / 조롱까지 당하고 결국 수석급 대신들을 / 포함한 인사 대란을 촉발하였으니 / 이러한 불충은 하늘 아래 또 없을 것이옵니다

臣노O민을 파직하시어 제 스스로 까먹은 / 폐하의 지지율에 대한 책임을 물으시옵고 / 실추된 황실의 권위를 바로 세우사 / 비서실장의 자리에 바로 이 자를 앉히시어 / 태평성대의 길을 밝히시옵소서

塵人 조은산을 쓰시옵소서

소인의 글월이 제갈공명의 출사표나 / 최치원의 토황소격문에 비하면 / 개나 소, 말 따위의 울음에 지나지 않사오나

저 파렴치한 작자가 / 피감기관을 상대로 단말기까지 설치해가며 / 팔아치운 졸렬한 시집 따위에 비하면 / 하필성문이오 일필휘지라 할 수 있사오니 / 폐하의 연설문은 따 놓은 당상이오

소인의 붓은 때로 날카롭게 다듬은 칼끝과 같아 / 정적의 심장을 꿰뚫어 절명시키니 폐하께오선 / 실로 방약무인하여 장기집권의 큰 뜻을 / 이룰 수 있사옵고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 소인이 본디 초고에서 탈고에 이르기까지 / 술기운을 빌어 붓을 놀리는 버릇이 있어 / 글을 써내려감에 명정의 상태에 가까우나 / 폐하의 끊임없는 실정의 추태에 비하면 / 맨 정신과 다름없으니 또한 / 이만한 인재가 어디 있겠사옵니까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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