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주기' 강세장…향후 10년은 코스피 시대?

입력 2020-08-28 17:20   수정 2020-08-29 01:54

올해 해외 주식 투자가 급증한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미국 증시는 세 배 이상 올랐지만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미국보다 계속 낮았던 것은 아니다. 1980년부터 1990년까지는 한국, 1990년부터 2000년까지는 미국,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한국의 수익률이 상대국보다 더 높았다. 지난 10년이 ‘미국의 시대’였던 만큼 2020년부터는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 상황에서도 그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와 S&P500 비교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 하나를 작성했다. 코스피와 S&P500의 장기 수익률에 대한 보고서였다. 최고경영진에게 브리핑할 목적으로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코스피와 S&P500의 상대 수익률을 하나의 선으로 정리했다. 1980년 1월 1일을 100을 기준으로 1980년부터 2020년까지를 비교했다. 수치가 높아지면 코스피 수익률이 S&P500 대비 높아졌다는 뜻이다. 예컨대 이 수치가 200이면 코스피 수익률이 S&P500 대비 두 배 높다는 의미다.

1980년부터 1990년까지는 이 수치가 우상향해 최고 350까지 올랐다. 코스피 상승률이 S&P500의 3.5배에 달했다는 얘기다. 1970년대 말부터 1987년까지 미국 중앙은행(FRB) 의장을 지낸 폴 볼커는 고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잡히자 1980년대 중반 금리를 낮췄다. 이때부터 묶여 있던 달러가 신흥국으로 가면서 코스피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급등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는 코스피가 추락하는 기간이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신흥국 투자 붐이 일었다. 하지만 1994년 데킬라 위기(중남미)가 발생했고, 1997년에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졌다. 1990년대 초 S&P500 대비 코스피 수익률은 200%였으나 1999년께는 -50%까지 떨어졌다. 신흥국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미국 닷컴주로 이동했다.
닷컴 버블과 중국 효과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붕괴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한국도 닷컴 버블 충격을 받았으나 곧 ‘중국 효과’를 보게 된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주변국인 아시아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2000년 초 400대였던 코스피지수는 2007년 7월 2000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400대에서 2007년 말 1400대로 10년 동안 박스권에 머물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이러니하게 미국 증시의 부활로 이어졌다. 이후 10년간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던 기간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하이테크 기업이 부상했다. 세계적으로 증가한 유동성은 미국 정보기술(IT)산업으로 쏠렸다. 동시에 금융위기 이후 전통 제조업은 부진했고, 제조업 중심이던 한국 증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20년부터 코스피 시대?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부터는 국내 증시가 S&P500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증시가 가파르게 오른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증시는 역사상 최대 과열 국면에 진입하면서 조정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예측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이른바 ‘버핏지수’다.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지표로 한 나라의 증시가 경제 규모에 비해 얼마나 고평가됐는지 알 수 있다. 최근 미국의 버핏 수치는 137%를 기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지난 120년 동안 미국에서 버블이 가장 심했던 시기는 2000년 닷컴 버블과 1920년이었는데 최근 수치가 역전돼 지금이 가장 버블이 심한 단계”라고 했다. 한국의 버핏지수는 80~100% 정도다.

코스피 상승을 예측하는 사람들은 한국이 취약했던 미래산업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국 경제가 첨단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상승할 동력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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