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유럽지역의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유망 벤처기업과 손잡고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정보기술(IT) 패권에 맞서기 위해서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총괄책임자(GIO) 주도로 네이버가 유럽 IT 기업들과 ‘연합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네이버의 유럽지역 스타트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VC인 코렐리아캐피털이 2016년 만든 유럽 스타트업 대상 펀드 ‘K펀드’에도 2억유로(약 2835억원)를 투자했다. 네이버는 코렐리아캐피털을 통해 고급 음향기기 제조 기업 드비알레, 음성인식 관련 인공지능(AI)기업 스닙스, 데이터 분석업체 애이비테이스티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럽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유럽시장 공략은 창업자인 이 GIO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자회사 라인이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한 것을 계기로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GIO는 “지금까지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지키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로 유럽, 북미가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약 1조5000억원)은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는 데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GIO는 “해외 연구소를 신설하고 유명 대학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네이버는 유럽 최대 AI 연구소인 프랑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을 인수했다.
이 GIO는 2017년과 2018년 네이버에서 이사회 의장직과 사내이사직을 차례로 내려놓고 유럽 중심으로 해외 투자를 담당하는 GIO 역할에 집중해왔다. 지난해에는 3년 만의 공개 행사에 대담자로 나서 “세계 IT 시장의 99%를 지배하는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에 네이버는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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