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역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없었다

입력 2020-09-03 17:40   수정 2020-09-04 02:53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자국 기업들이 중국에 석유와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 일본 등에도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중국 수출 금지 조치는 전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일본은 양철을 중국에 t당 280~300달러에 팔던 것을 미국에 220~250달러로 낮춰 팔아야 했다. 미국은 이런 일본에 상품 대량주문, 원조 제공 등으로 보상했다. 중국은 소련, 핀란드 등과 무역을 늘려 돌파구를 마련했다. 중국의 풍부한 자원과 시장성이 무기였다. 결국 미국의 봉쇄조치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자오타오와 류후이는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에서 춘추전국시대부터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까지 역사의 향방을 가른 15번의 중요한 무역전쟁을 소개한다. 춘추시대를 제패한 제나라의 ‘사재기수법’, 향료무역을 둘러싼 열강들의 암투, 대공황에 정점을 찍은 관세전쟁 등 굵직한 사건을 파헤친다.

저자들에 따르면 무역전쟁은 실질적 이익을 둘러싸고 상대국의 발전 기회와 생존공간을 빼앗기 위해 치열하게 충돌하는 ‘조용한 전쟁’이다. 패권국의 흥망이나 개인의 생업을 좌우해왔다. 그 방식은 관세장벽, 덤핑, 외환의 평가절하, 경제봉쇄, 경제제재 등 다양했다. 역사적으로 패권국이 강할 때는 개방정책을, 약할 때는 보호무역환경을 요구했다. 영국은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격파하고 해상무역 패권을 차지하는 과정에선 보호무역을 활용했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가 가장 발전한 나라가 되자 자유무역을 외쳤다.

저자들은 “무역마찰의 결과는 모든 국가에 손해를 끼친다”며 “강대국이 일시적으로 이익을 본다고 해도 신속히 현대화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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