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개발 '웃는 자와 우는 자'

입력 2020-09-09 17:21   수정 2020-09-10 02:3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받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임상시험 중 부작용 의심사례가 확인되면서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미국 화이자는 이르면 다음달께 코로나19 백신 허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개발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임상용 백신 투여 중단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AZD1222) 임상 2·3상 시험이 중단됐다. 이들은 3만 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중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에 진입한 것은 9개다. 이 중 임상이 중단된 첫 사례다.

AZD1222는 침팬지에게 감기 등을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활용한 백신이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백신을 투여한 뒤 면역 관련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도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이다.

영국에서 이 백신 임상에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에게 척수염이 생겼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척수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뒤 몸속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정상 세포를 공격해 주로 생긴다. AZD1222 때문에 척수염이 생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상 일정 차질 불가피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12월 2일 AZD1222의 임상 3상 1차 평가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해왔다. 하지만 안전성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시기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AZD1222 생산의 일부를 국내에서 맡고 이 중 상당수를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원인, 심각성 등을 파악해 제조 참여 계획에 대한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AZD1222 생산기술을 이전받고 있다. 임상 시료 생산도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이 돼 AZD1222 개발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다른 백신 생산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다른 백신 임상은 순항 중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최근 독일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2·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백신이다. 임상에 성공하면 다음달 중순이나 11월께 허가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미국 이노비오는 이날 서모피셔사이언티픽이 DNA를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INO-4800) 제조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백신이 승인되면 1억 병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백신은 임상 1상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보다 안전에 집중하겠다는 제약사들의 공동성명도 나왔다.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9개 회사는 “대규모, 고품질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뒤에만 백신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서약했다.

이지현/김우섭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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