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민간외교'…日대사 만나 "기업인 입국제한 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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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7 17:53   수정 2020-09-18 01:34

이재용의 '민간외교'…日대사 만나 "기업인 입국제한 풀어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기업인 입국제한 완화를 위한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줄 것을 요청했다.

17일 서울 외교가와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도미타 대사와 서울 시내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한국 기업인들의 일본 방문 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민간외교 활동의 일환으로 이뤄진 만남”이라며 “양국의 입국 제한조치로 한국과 일본 기업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한·일 간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삼성 측의 일본 네트워크를 활용, 물밑에서 움직였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한국에서 입국한 경우 2주간 격리조치를 내리고 있어 정상적인 기업인 교류가 불가능하다. 격리 기간을 대폭 단축하거나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시 격리를 면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경제계의 요청이다.

일본은 삼성전자 주요 거점 중 한 곳이다. 반도체(DS) 부문 지역총괄 법인과 연구소가 일본에 있다. 2024년까지 일본 2위 통신업체인 KDDI에 5세대(5G) 통신장비 납품 사업도 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이 부회장과 일본대사의 만남을 계기로 양국 간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기업인 입국제한 완화 조치를 놓고 협상을 하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일본대사가 한국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은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는 의미”라며 “조만간 일본 입국제한이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산업계와의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결정한 직후였던 지난해 7월에도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5박6일간 머물며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KDDI 5G 장비 사업을 수주한 배경 중 하나도 이 부회장의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였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 총리가 교체되는 시기여서 정책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 부회장이 직접 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입국제한 완화를 계기로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국산화 작업이 한창이지만 자체 조달이 힘든 품목도 있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 소재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가 대표적이다.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국내 개발 성공 사례가 없다. 최종건 외교부 차관은 지난 8일 도미타 대사를 만나 수출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이수빈 기자/도쿄=정영효 특파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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