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 공개 꺼리는 빅히트, IPO도 신곡 내듯 '신비주의'?

입력 2020-09-21 17:31   수정 2020-09-22 00:50

다음달 상장을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향한 기관투자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요예측(24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회사 측이 소극적으로 IR(기업설명회)을 진행하고 정보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어서다.

빅히트는 수요예측 이틀 전인 22일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웹캐스팅 IR을 열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행사만 열기로 했다. 빅히트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콘퍼런스콜(전화회의)과 화상 IR 등을 실시했으나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IR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웹캐스팅은 참석자들에게 사이트 주소와 접속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실시간으로 설명회를 중계하는 방식이다. 빅히트는 신청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기관당 한 명만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IR 관련 자료도 외부에 공유하지 못하게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란 말 그대로 대중(public)에 기업 정보를 제공(offering)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기관투자가는 “수요예측에서 적정 가격을 제시하려면 회사의 손익 구조와 재무 상태를 자세히 알아야 하는데 회사 측은 대외비라며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공개를 신곡 발매 행사로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빅히트가 기업가치 산정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기관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수요예측에 임박해 IR 일정을 잡은 것도 회사를 깊이 있게 분석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빅히트는 주당 공모가를 10만5000~13만5000원, 예상시가총액을 최대 4조6000억원으로 제시해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기업가치 산정 시 엔터테인먼트 업종에는 사용하지 않는 EV/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EV/EBITDA 방식은 설비 투자가 많아 감가상각이 큰 제조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빅히트는 비교기업을 선택할 때도 회사 측에 유리한 기업만 넣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인 SM을 제외하고 JYP와 YG 두 곳만 넣었고 네이버, 카카오를 포함시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빅히트는 비교기업의 EV/EBITDA 평균치인 42.36배를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이를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으로 환산하면 70배로 엔터기업의 평균 PER인 30배의 두 배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열풍이 역대 최고인 환경에서 빅히트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인식 때문에 주관사도 회사 측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흥행과 별개로 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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