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긴즈버그 효과에…바이든 '돈의 전쟁'서 트럼프 압도

입력 2020-09-21 17:27   수정 2020-09-22 15:42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도 사상 최대 규모의 ‘쩐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조 바이든 두 캠프의 선거비용 지출액은 18억6700만달러로 4년 전 규모를 훨씬 뛰어넘었다. 선거자금 모금에선 최근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바이든 캠프의 보유 현금이 8월 말 기준 4억6600만달러로, 트럼프 캠프의 3억2500만달러보다 1억4100만달러 많다고 양측 캠프를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장한 올봄만 해도 트럼프보다 보유현금이 1억8700만달러 적었다”며 두 캠프의 자금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고 전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5~7월만 해도 월간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엇비슷한 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8월엔 3억6540만달러를 끌어모아 2억1000만달러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바이든의 8월 모금액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기록한 종전 최고액(1억9300만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 정권 교체 열망이 큰 데다 바이든이 8월 초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선거자금 모금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와 규제완화로 혜택을 본 월가(미국 금융가)도 바이든에게 더 많은 돈을 몰아줬다. NYT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초까지 바이든이 월가에서 받은 후원금은 4400만달러로 트럼프 대통령(900만달러)의 다섯 배에 달했다.

최근 보수 성향인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트럼프에게 밀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바이든의 우세가 이어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은 WSJ와 NBC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13~16일, 유권자 1000명)에서도 51%의 지지율로 트럼프(43%)를 8%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은 상원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공화당을 앞섰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 선거운동 조직이 지난달 각각 1900만달러와 2690만달러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 이후 민주당엔 선거자금이 더 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액기부 중심의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는 긴즈버그 사망 소식이 알려진 18일 이후 28시간 만에 9100만달러가 모였다고 밝혔다. 19일 하루에만 120만 명 이상이 7060만달러를 기부해 하루 기준 4200만달러였던 이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액트블루 측은 “진보가 (민주당 출신의 차기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을 지명하길 기대했던) 긴즈버그의 마지막 소원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캠프는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광고에서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NYT는 “8월 마지막 한 주 동안 TV 광고에 쓴 돈은 바이든 측이 6550만달러, 트럼프 측이 1870만달러”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지금까지 선거전에 쏟아부은 돈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억3000만달러로 바이든(7억3700만달러)보다 훨씬 많다. 두 캠프의 누적 지출액은 18억6700만달러로 2016년 대선(10월 하순 기준 약 11억3000만달러) 때보다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물론 자금력이 꼭 대선 승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WSJ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보다 훨씬 적은 선거자금을 모으고 집행했지만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주류 언론이나 광고가 아니라 트위터를 이용해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올해는 소셜미디어 외에 현직 프리미엄을 ‘비밀 병기’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7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130억달러 규모의 농민 지원책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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