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공부합시다] 코로나 위기 대응위해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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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8 09:00  

[테샛 공부합시다] 코로나 위기 대응위해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 유지해야


최근 터키에서는 국민의 금 사재기 열풍이 한창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올 들어 미 달러화 대비 20% 이상 폭락하자 국민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책이 실패한 결과로 보고 있다. 그는 중앙은행의 반대에도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터키의 기준금리는 지난 1년 동안 15.75%포인트 인하돼 현재 연 8.25%다.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금리로 인해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면서 터키 당국은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환율방어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 당국의 정책은 외환보유액만 크게 줄어들게 만들었고 환율은 요동치게 됐다. 비(非)기축통화국인 나라에서 ‘외환보유액’ 수준이 해당 국가의 대외 건전성에 중요한 지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기 발생 시 방파제 역할
지난 3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20년 8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89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2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요인으로 외화자산 운용수익, 미국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 증가 등을 들었다. 한국은 외환보유액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1997년 외환위기도 외환보유액이 바닥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1997년 12월 당시 외환보유액이 39억4000만달러까지 감소했다. 누적된 경상수지 적자와 원화가치를 높게 유지하려는 환율정책으로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자 외국인 자본은 더욱 이탈했고, 아시아 외환위기로 시작된 세계적 위기의 파도가 결국 한국을 덮쳤다. 외환보유액은 그런 의미에서 대외 지급결제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구성
비기축통화국의 외환보유액은 단순히 미국 달러화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구성은 다양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이 3827억9000만달러로 91.4%를 차지한다. 여기서 유가증권은 미국 달러·영국 파운드·유럽연합(EU) 유로·일본 엔 등으로 표시된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커버드본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치금은 238억2000만달러로 5.7%를 차지한다. 금, IMF포지션, SDR은 각각 1.1%, 1.1%, 0.8%를 차지했다. IMF포지션이란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납입한 출자금의 일정 비율을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SDR은 특별인출권이라 부른다. IMF가 국제유동성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1970년 1월부터 배분하기 시작한 국제준비통화로 금과 달러의 뒤를 잇는 제3의 통화로 간주되고 있다.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 일본 스위스 러시아 인도와 같은 나라들이 한국보다 외환보유액 규모가 크다. 특히 1위 중국의 경우 3조1544억달러 수준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외환보유액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별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이다. 나라별 경제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기축통화국이므로 외환보유액을 많이 지니고 있을 필요가 없다. 반면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대외 지급 결제와 환율 안정을 위해 적정 외환보유액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 봤듯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2000억달러대의 외환보유액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환율이 불안정했던 것처럼 국가별로 적정한 외환보유액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환율·주식 시장이 불안정했다. 이때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시장의 혼란을 잠재운 것처럼 외환보유액만으로는 글로벌 경제 위기 시 완벽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당국은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축통화(key currency)
국제 무역거래 및 금융거래에서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는 기본통화로 현재는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한다.
▶통화스와프(currency swap)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통화를 교환(swap)한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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