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백화점' 과학창의재단, 결국 전 사업단 해체한다

입력 2020-09-28 12:01   수정 2020-09-28 13:07

각종 임직원 비리 등으로 기관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한국과학창의재단에 '전 사업단 해체'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졌다. 모든 직원 간 호칭도 '~님'으로 통일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창의재단 근본 혁신방안'을 28일 발표했다. 창의재단은 과학 문화사업을 명목으로 1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다. 교육부 방침에 맞춰 초등학교 수학 국정교과서, 중·고교 수학 검인정 교과서 콘텐츠도 개발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재단이 이사장 4연속 중도 사임, 직원 비위 등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일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단 조직의 4단(과학문화협력단, 창의융합교육단, 미래혁신인재단, 경영기획단)과 각 단 밑 12실 등 체제는 전면 해체하고 9팀 체제로 재편한다. 조직 슬림화 및 수평화 차원이다. 직원 간 호칭도 '~님'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보직자는 현재 20명에서 11명으로 절반 가량 줄인다. 성 비위, 금품 및 향응 수수, 채용 비위 등 5개 비위에 대해서는 적발 즉시 해임 등 조치를 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3년 이내 전보 제한, 직위 공모제 도입, 경력직 채용 확대 등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 시스템도 도입한다. 주요 회의는 생중계를 의무화했다.

지난 7월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재단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재단 내에선 △사익추구를 위한 근무지 무단 이탈 △직무상 비밀 불법 유출 △성희롱 △허위보고서 작성 △직권남용 △노조 해체작업 △정규직 무단해고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편찬사업 부적정 △사업비 정산 불합리 등 각종 비위가 만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창의재단의 위기는 기관장 리더십 부재 뿐 아니라 인력 구성, 조직 문화, 사업 체계 등 다양한 문제와 원인이 복합된 결과"라며 "소규모 단발성 사업을 줄이고 중장기 사업 위주로 기관의 R&R(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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