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아레스 "5년 내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시장 2배 이상 커질 것"

입력 2020-09-29 13:25   수정 2020-09-29 13:30

≪이 기사는 09월29일(13: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레스(Ares) 매니지먼트는 미국 LA(로스엔젤레스)에 본사를 둔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운용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1650억달러(약 193조원)에 달한다. 부동산·인프라 시설과, 사모주식펀드(PEF), 사모대출펀드(PDF), 크레디트 등에 투자하고 있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의 주된 투자 대상 중 하나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 인프라 시설이다. 아레스 인프라그룹이라는 전담 부서가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 발전소 등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1997년 설립 이후 지금껏 25억달러 이상을 기후변화 대비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왔다. 인프라 개발 계획 수립부터 시작해 건설, 운영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참여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스 더만 아레스 인프라 앤드 발전 사업부 공동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발전 원가의 하락, 소비자들의 수요 확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5년 뒤에는 산업 규모가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대한 투자 실적은 전체 금융투자업계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대부분의 인프라 시설들이 대기업 등 안정적인 수요자와 장기 전력 공급 계약을 맺고 운영되기 때문에 경기 침체기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만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을 소개한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다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전력 생산에 드는 발전 원가가 떨어져 전력 가격이 저렴해져야 하고, 그다음으로는 기업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역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뒷받침이 된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발전 원가가 얼마나 떨어졌나?

지난 10년 동안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점까지 왔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전력 생산 비용이 약 70~90%가량 감소했으며,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데 드는 비용 역시 지난 5년간 50%가량 감소했다.

특히 육상 풍력 발전과 태양광의 경우 이미 기존의 천연가스 발전과 발전 원가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수준까지 왔다.



-가격이 떨어졌으니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났을 것 같다.

그렇다.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들과 전력 구매 계약(PPAs)을 체결하고 있다. 기업들 중에서는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전체 전력 사용의 몇 퍼센트까지 사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이후 기업들의 전력 구매 계약 거래량은 매년 40%가량씩 성장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와 전력 구매 계약을 맺는 게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분산형 태양광 발전, 에너지 효율화 시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의 연관 산업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주택 소유자의 50% 이상이 전기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자택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각지에서 옥상 등에 설치하는 주거용 태양광 발전과 커뮤니티형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 기관에선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어떤 지원을 해주고 있는가?

미국 연방정부는 대부분의 신재생 에너지 기술에 생산 세액공제(PTC)와 투자세액공제(ITC)라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런 지원책은 초창기 미국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개발과 혁신을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최근에는 이런 혜택과 보조금 없이도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 원가가 화석 연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이 같은 세액공제 혜택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주정부 차원의 지원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많은 주들에서는 전력회사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생산한 전력을 일정 비율 이상 사들이도록 하는 신재생 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RPS 정책 역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동력이다. 미국 내 1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10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으며 37개 주에서는 신재생·지속가능 에너지 생산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 여파로 실물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면서 석유 등 화석 연료 사용도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닌가?

발전 원가가 떨어져 자체적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유가와 같은 외부 요인의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자립적인 산업이 돼가고 있다.

과거 추세를 봐도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은 유가 등 화석연료 가격의 변동에 그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수차례 유가 하락 현상이 발생했지만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은 계속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예를 들어 유가가 70% 이상 떨어지고 경기가 심각한 불황에 빠졌던 2008~2009년 미국에선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용량이 40%가량 증가했다.

유가의 변동성과 탄소를 발생시키는 화석 연료 에너지 설비에 대한 잠재 투자 수익률의 감소는 발전 원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고, 그 비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의 매력을 더 강화한다. 최근 여러 석유 메이저들이 탈 탄소 전략을 세우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의 투자 기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프라 시설에 대한 투자는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이 높은 인프라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시장의 규모는 화력 발전소 산업의 4배 이상이다.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의 5가지 하위 섹터(신재생 에너지, 스토리지 및 마이크로 그리드, 전송 및 스마트 그리드, 자원 및 에너지 효율성, 전기차) 모두 높은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 이후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시설 시장이 10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해 전체 인프라 투자 부문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게 됐다. 앞으로 이 규모는 향후 5년 안에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시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에서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유럽 대륙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크다.

- 투자 상품으로서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시설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은 무엇인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시설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며 금융투자업계의 전반적인 업황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사업의 수익성은 외부 요인보다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발전 설비 인근의 날씨 변동과 관련이 더 깊다. 또한 유지보수 비용이 낮고 발전을 위한 연료를 정기적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는 점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배경이다.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방어적 자산이기도 한다. 이런 시설들은 대부분 대형 제조업체 같은 신뢰도 높은 상대방과 장기간에 걸친 전력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반적인 인프라 자산에 비해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시설의 부도율이 절반에 불과한 걸 보면 이런 안정적인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 아레스 인프라 그룹의 기본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아레스 인프라 그룹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산업 안에서 폭넓은 투자 기회를 얻기 위해 다양 자본구조로 투자하며, 인프라 시설의 가치를 높이는 밸류 애드(Value-Add)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투자팀은 풍부한 업계 네트워크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개별 자산의 개발, 매입, 구조조정·턴어라운드, 중소형 자산 매입을 통한 포트폴리오 구축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분 투자(에쿼티)와 대출 투자를 아우르는 방식을 통해 투자하고 있다.

-방금 말한 투자 전략을 활용한 최근 투자 사례로는 무엇이 있나?

피닉스 윈드와 에비에이터 윈드 두 가지 사례가 우리가 투자를 집행한 최근 사례다. 피닉스 윈드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움으로부터 3개의 대형 유틸리티급 풍력 발전소를 인수해 발전 터빈을 신형 터빈으로 교체해 발전소의 전략 생산량을 늘린 사례다. 우리가 매입하기 이전에 이 발전소는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터빈 기술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발전 효율이 떨어졌다.

우리 그룹 안에 리파워링(repowering) 전문가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발전 효율을 어떻게 높일지 미리 계획한 다음에 투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신규 풍력발전소를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소를 갖출 수 있었다. 아레스 인프라 그룹의 밸류 애드 분야 전문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에비에이터 윈드는 단일 발전소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소다.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전문 디벨로퍼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허가와 환경평가 절차가 완료돼 착공에 들어간 시점에 투자했다.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하는 글로벌 대기업과 장기 전력 구매계약을 맺었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 덕분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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