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롯데'의 비상…신소재 투자·디지털 전환에 힘 싣는다

입력 2020-10-11 16:14   수정 2020-10-11 16:16


‘잠자던 거인이 깨어나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의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그룹의 불확실성 요인이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 ‘젊은 롯데’의 출발을 알리는 올해를 원년 삼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롯데의 ‘비상’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일본에서 두 달간 체류한 뒤 연 첫 임원회의에서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을 강조했다. 어떤 분야에서든 경쟁사를 압도하라는 주문이다. 롯데는 화학·유통을 양대 축으로 계열사만 무려 85개에 달한다. 신소재, 배터리 등 미래 산업 선제 투자와 함께 디지털 전환(DT)이 ‘뉴 롯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 위한 투자
롯데그룹의 최대 화두는 ‘미래 경쟁력 확보’다. 최근 배터리 소재 생산 공장을 신·증설하고, 관련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달 23일 두산솔루스를 인수하기 위한 펀드에 2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두산솔루스는 자동차 배터리 분리막의 소재로 쓰이는 동박을 생산하는 회사다.

롯데는 지난해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 사업을 하는 일본 히타치케미컬 인수를 추진했지만 최종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대신 히타치케미컬을 인수한 일본 쇼와덴코 지분을 일부 매입(1617억원)하며 간접적으로 이 사업에 진출했다. 쇼와덴코는 주로 반도체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비롯해 석유화학제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소재를 생산하는 종합화학기업이다.

롯데알미늄은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 해외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헝가리 터바녀 산업단지 6만㎡ 부지에 1100억원을 투자, 연간 생산 규모 1만8000t에 이르는 전기차용 2차전지 양극박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 말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알미늄은 연간 3만t 규모의 양극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양극박은 2차전지의 필수 소재다.

첨단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올 8월 3일 롯데케미칼 의왕사업장을 방문했다. 두 시간 가까이 사업장을 둘러본 그는 “전기전자, 자동차, 통신, 의료기기를 망라해 화학소재를 사용하는 많은 제품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세상의 첨단 제품에 롯데의 첨단 소재가 적용돼 소비자가 훌륭한 가치를 만들어 내도록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자”고 당부했다.
85개 계열사 간 시너지
디지털 전환도 급선무다. 롯데는 유통을 비롯해 식음료 제조, 영화, 여행 등 다양한 소비 영역에 걸쳐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따로 움직여온 계열사들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유기체처럼 결합시키겠다는 게 롯데의 구상이다.

롯데온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이 개설한 오픈마켓인 롯데온을 통해 소비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모으겠다는 게 그룹의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가진 데이터들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식음료 용기 생산도 소비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처리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외부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월 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인 엘리크루티비(L-RecruiTV)에 DT·IT 분야 신입·경력 구직자를 겨냥한 홍보 영상 ‘롯데밸리에 산다’를 공개했다.

5월엔 면세점 빅데이터 직무 수시전형 모집을 시작으로 상시 채용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프로그래밍 전문교육기관인 ‘멋쟁이 사자처럼’과 연계한 ‘아이디어·해커톤’과 그룹 차원의 ‘DT 공모전’을 연다.

롯데 계열사들도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정보통신은 경기 안성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수요, 생산, 재고, 유통 등 전 과정에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지능화된 공장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국내 6개 공장 중 가장 큰 규모인 안성공장은 칠성사이다를 포함해 탄산, 주스, 커피 등 칠성의 주력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는 이곳에 5년간 약 122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8년 하반기부터 이를 추진해왔다. 롯데가 그룹 전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혁신 사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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