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기린홀딩스…ESG로 임원 역량 평가

입력 2020-10-12 17:56   수정 2020-10-13 01:58

일본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올해 주주총회 소집통지서에 임원들의 직무능력을 6개 항목으로 소개한 표를 실었다. 글로벌 경영, 법무·위기관리, 재무·회계 등 전형적인 직무 능력 옆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란 생소한 항목이 새로 등장했다. 맥주 제조업체로 유명한 기린홀딩스도 8개 항목에 걸쳐 소개한 임원 직무능력에 올 들어 처음으로 ESG를 추가했다.

ESG에 관심이 낮았던 일본 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화학 대기업인 아사히카세이는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의존도를 ‘제로(0)’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 사이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해 생산한 제품은 구매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확산하자 자체 발전소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없애기로 한 것이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석탄화력발전 관련 대출 규모가 큰 일본 금융계도 ESG에 눈을 뜨고 있다. 일본 3대 은행인 미즈호은행은 지난 4월 15일 현재 3000억엔(약 3조3000억원) 규모인 석탄화력발전 관련 융자를 2030년까지 절반, 2050년까지는 0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5조엔에 달하는 일본 기업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신탁은행과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ESG 투자’를 선언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이달부터 빈곤퇴치와 환경보호 등 사회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해외 기업 25~50개사에 5~10년간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가 ESG 관련 금융상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2월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의 60%가 위탁운용사에 ‘ESG를 반영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연기금·공제회와 보험사 등 ‘큰손’들도 투자 기준에 ESG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일본 최대 기관투자가 가운데 하나인 다이이치생명보험은 4000억엔 규모인 해외주식 운용자산 전액을 ESG 인증 기업에만 투자하기로 했다. 해외주식을 100% ESG 기준에 따라 운용하는 일본 기관투자가는 다이이치생명이 처음이다. 일본지속가능한투자포럼(JSIF)에 따르면 작년 3월 말 기준 일본 ESG 투자 총액은 336조엔으로 1년 만에 절반 가까운 45%가 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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