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 SK 수펙스협의회 SV위원장 "ESG는 무형자산…기업가치에 반영될 것"

입력 2020-10-12 17:59   수정 2020-10-13 02:18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입만 열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말하고 있다. 그룹 내부적으론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란 단어를 쓴다. ESG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과거 SK는 번 돈의 일부를 ‘착한 일’에 썼지만 지금은 다르다. 돈 버는 과정부터 착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작년부터는 각 계열사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 ESG를 50%가량 반영하면서 기업이 추구하는 바를 ESG 중심으로 뜯어고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사장·사진)이 있다. 그는 SK의 ESG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 기준을 잡는 ‘키잡이’ 역할을 한다. 그는 “SK가 좋은 이미지나 만들려고 ESG를 강화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이유로 세계적 흐름을 꼽았다. 그는 “유럽에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에 ESG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기업의 ESG 활동을 측정한 후 그 데이터를 회사 자산으로 잡을 것이란 얘기다.

이 위원장은 “똑같이 100억원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석탄회사와 재생에너지 기업의 이익 간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ESG 항목을 영업권처럼 무형자산으로 인정하고 재무제표에 반영한다면 ESG 활동을 잘한 기업은 자산가치가 확 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세계 각국이 자국에 유리한 규칙을 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낮은 북미는 ‘RE100’(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쓴다는 기업들의 약속)과 같은 재생에너지 캠페인을,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이 잘 갖춰진 유럽은 플라스틱 재활용 규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SG를 명분 삼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기업도 ESG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산업계를 지배했던 규칙이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적 숫자에서 ESG 중심으로 바뀌는데 과거의 규칙에 매달린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제사회가 ESG 측정 기준을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를 기업을 옥죄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정부에 우는소리를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이미 ESG가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최대한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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