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중심 내러티브 문학 잡지 '에픽' 창간

입력 2020-10-14 23:35   수정 2020-10-14 23:54



출판사 다산북스가 소설, 희곡 등 픽션과 르포르타주, 에세이 등 논픽션을 아우르는 신개념 서사 중심 문학잡지 '에픽'을 창간했다.

1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픽 창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에픽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차경희 문학서점 고요서사 대표는 "픽션과 논픽션, 소설과 에세이,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간 장벽을 허물고 새롭고 산뜻한 문학의 장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에픽'을 창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엔 차 대표를 비롯해 문지혁·정지향·임현 작가 등 편집위원 4명이 자리해 '에픽' 창간이 갖는 의미와 잡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이어갔다. 이들에 따르면 '에픽'(Epic) 이라는 단어는 명사로 '서사시', '서사문학'을, 형용사로는 '웅대한, 영웅적인, 대규모의'라는 뜻을 지녔다. 여기에 영어 모음 'i'를 덧붙였다. 차 대표는 "하나의 내(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이야기와 서사가 생겨난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창간호 제호는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다. 18세기 프랑스 소설가 드니 디드로의 소설 제목에서 따왔다. 제호에 걸맞게 '에픽'이 추구하는 방향은 '크리에이티브 논픽션 개척'이다. 이들이 명명한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란 르포르타주, 메모어, 구술록, 에세이 등의 논픽션 세부장르를 중심되는 기반으로 삼고 여기에 서사와 이야기를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다. 문지혁 작가는 "사실을 다루지만 결국 이야기 형식으로 재구성한 장르"라며 "'에픽'을 통해 영미권이나 유럽에선 이미 익숙한 장르로 불리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논픽션' 분야를 국내에 개척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창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잡지의 시작을 장식한 '파트1'에선 네 편의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을 만난다. 정지향 작가가 고려대 KU마음건강연구소 자살유족자조모임 리더인 심명빈 씨와 만나 새로운 세계를 이야기로 기록했다. 김민섭 작가는 대필작가를 뜻하는 고스트라이터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이길보라 작가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다. 김순천 작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삶'에 대해 다룬 글도 게재됐다. 임현 작가는 "세 작품이 얼핏 보면 하나 사건 자체에 대해 다양하고 세밀하게 접근하는 르포르타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널리즘 성격이 강한 서사물로 형식은 상황을 다층적으로 왜곡시키는 소설에 더 가깝다"며 "스토리텔링으로 전체 서사를 풀어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파트2에선 이른바 버추얼 에세이인 'if I'와 세편의 리뷰를 만난다. 유재영 작가가 쓴 가상의 누군가를 만난 자리에서 쓰여진 'if I' 역시 논픽션과 픽션을 적절히 결합했다. 리뷰 역시 손지상 작가와 오혜진·한설 문학평론가가 한권의 책이 아닌 논픽션 책 한권과 픽션 책 한권을 연결해 소개했다. 파트3에선 다섯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그래픽노블(만화소설)을 담았다. 김혜진, 이기호, 정지돈 작가의 신작 뿐만아니라 남다른 공상과학(SF)적 상상력으로 관심받는 이산화 작가의 신작, '의외의사실' 이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가 '에픽' 창간호 제호와 같은 이름의 그래픽노블을 연재한다. 임 작가는 "이런 글도 문학이다 라는 걸 보여주며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잡지"라며 "잡지 속 하나하나의 작품들이 기존 문학이란 경계를 허문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한국 문학장 안에서 소외돼 왔던 논픽션이란 비문학 장르에 픽션을 넣어 새로운 문학장르를 창조해 소개하려는 의지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자칫 백화점 식으로 각 서사를 나열하는 잡지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왔다. 차 대표는 "보통 잡지를 버리는 지면이라고 생각하고 간략히 쉬어가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기존 문학잡지같은 형식에서 벗어나 각 작품마다 힘을 실으려 노력했다"며 '하나의 글마다 완결성을 고민했고 잡지 안에서 각 작품들이 연결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하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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