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하면 1000km 주행"…'괴물' 전기차 배터리 나온다

입력 2020-10-15 17:32   수정 2020-10-16 01:55

한 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거리의 2.5배인 10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삼성전자종합기술원, 미국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차세대 2차전지인 리튬공기 전지 상용화의 난제로 지적돼온 수명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리튬공기 전지는 공기 중 산소를 양극물질로 사용하는 초경량 전지다.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10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또 산소를 전극재로 쓰기 때문에 금속을 쓰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가볍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리튬공기 전지는 산소의 산화·환원 과정에서 과전압이 발생해 전지 수명이 급격하게 짧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지 내부 유기물질을 고체 형태의 세라믹 신소재(망간-코발트 페로브스카이트)로 대체해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기존에 10회 미만이던 충·방전 횟수를 100회 이상으로 개선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는 이온 전도성과 전자 전도성이 모두 높다. 일반적으로 세라믹 소재는 이온 전도성만 높지만, 이번 신소재는 두 성능을 동시에 갖췄다.

연구팀은 범밀도함수(DFT) 기반의 양자역학 모델링을 통해 이번 신소재를 개발했다. DFT는 분자 내부에 전자가 움직이는 모양과 에너지 등을 양자역학으로 기술하는 계산과학(수학) 기법이다. 연구팀은 DFT를 통해 제작한 신소재로 실험용 리튬공기 전지를 만들어 성능 검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마상복 삼성전자종기원 전문연구원은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리튬공기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원천 소재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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