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이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실시한 수요 예측(사전청약)에 703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웨이퍼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건전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 회사채 사전청약에서 800억원을 모집한 3년 만기물에 5010억원의 주문이 몰렸고, 200억원인 5년물에 2020억원이 들어왔다. 회사채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면서 SK실트론은 당초 계획대로 회사채 발행 금액을 2000억원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AA급에 비해 수요가 적은 편인 'A' 등급 회사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요가 몰린 것은 투자자들이 회사의 안정적인 영업기반과 이자수익에 더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이 국내에선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회사채 5년물의 경우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연 2.4%대에 달해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발행 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사전에 신고한 1000억원의 물량을 기준으로 3년물과 5년물 모두 민간신용평가사 평가금리 평균보다 0.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에서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은 2017년 LG그룹에서 SK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이후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올초엔 미국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5366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총 차입금 규모가 1조9000억원(상반기 말 기준)에 부채비율이 23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 같은 재무구조의 부담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때문이고 향후 SK그룹의 계열사 지원 여력도 충분하다고 여긴 것으로 분석된다. SK실트론은 이달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내년 2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등을 갚을 계획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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